식진암(識盡庵)/그대는 무엇을 두고 '나'라고 하는가

자아는 있습니까? 없습니까? (S44:10 아난다 경)

이르머꼬어리서근 2012. 1. 11. 16:12

 

2.

    그때 왓차곳따 유행승이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하고서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왓차곳따 유행승은 세존께 이렇게 여쭈었다.

 

 

3.

   "고따마 존자시여,

    그런데 자아는 있습니까?"

 

    이렇게 말하자 세존께서는 침묵하셨다.

 

 

4.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자아는 없습니까?"

 

    두 번째도 세존께서는 침묵하셨다.

 

    그러자 왓차곳따 유행승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갔다.

 

 

5.

    그때 아난다 존자가 왓차곳따 유행승이 나간 지 오래지 않아서

    세존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왜 왓차곳따 유행승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셨습니까?"

 

 

 

6.

   "아난다여,

    왓차곳따 유행승이 '자아는 있습니가?'라고 질문했을 때

    내가 만일 '자아는 있다.'라고 대답했다면

    이것은 영속론자인 사문·바라문들을 편드는 것이 되었을 것이다.

 

    아난다여,

    왓차곳따 유행승이 '자아는 있습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내가 만일 '자아는 없다.'라고 대답했으면

    이것은 단멸론자인 사문·바라문들을 편드는 것이 되었을 것이다."

 

 

 

7.

   "아난다여,

    왓차곳따 유행승이 '자아는 있습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내가 만일 '자아는 있다.'라고 대답했다면

    이것은 나의 입장에서 보자면

   '모든 법들은 무아다(諸法無我)'라는 지혜를 일어나게 하는 것과 부합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8.

   "아난다여,

    왓차곳따 유행승이 '자아는 있습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내가 만일 '자아는 없다.'라고 대답했다면

 

    미혹에 빠져있는 왓차곳따 유행승은

   '오, 참으로 이전에 나의 자아가 지금은 없구나.'라고 하면서

    다시 더 미혹하게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