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진암(識盡庵)/사리뿟따 이야기

15. 피안을 찾아서 / 욱까쩰라경

이르머꼬어리서근 2011. 7. 16. 13:46

 

 

사리뿟따와 목갈라나가 열반에 든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왓지 지방의 욱까쩰라 마을의 갠지스 강가에 머물고 계셨다.

 

세존께서는 말없이 모여있는 비구들을 둘러보시고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해주셨다.

 

 

"비구들이여,

 

이제 사리뿟따와 목갈라나가 입적하고 나니 이 자리가 정말 텅 빈 것 같구나.

내 곁에 회중이 없어서도 아니고,

사리뿟따와 목갈라나가 머물 곳이 걱정되어서도 아니다.

 

과거에 오셨던 성스러운 이, 정등각자, 깨달은 이들

모두 여래처럼 사리뿟따와 목갈라나 같은 한 쌍의 훌륭한 상수제자들을 거느렸다.

 

미래에 오실 성스러운 이, 정등각자, 깨달은 이들도

또한 사리뿟따와 목갈라나 같은 한 쌍의 훌륭한 상수제자들을 거느리게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그 상수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에 어긋남 없이 행동하고,

스승의 조언에 그대로 따르는 것을 보면 참으로 경이롭고 놀랍도다.

 

그들이 사부대중에게 귀히 여겨지고 사랑받고 존경받고 추앙받는 것을 보면,

비구들이여, 참으로 경이롭고 놀랍도다.

 

그 상수제자들이 입적했을 때에

정각자에게 슬픔도 없고 비탄도 없는 것을 보면 참으로 경이롭고 놀랍도다.

 

 

 

태어나서, 존재를 이루고, 합성되었기에 언젠가는 해체되어야만 하는 것,

그것이 어떻게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수 있겠느냐.

그런 일은 정녕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구들이여, 밖에서 귀의처를 찾지 말고,

그대들 자신이 섬이 되어라.

그대들 스스로가 자신의 귀의처가 되어라.

 

다른 귀의처를 찾지 말고,

불법을 그대들 섬으로 삼고,

불법을 그대들 귀의처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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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상수제자이자 사랑받는 법장이 될 젊은이 우빠띠사의 이야기는

이 심오하고도 감명 깊은 설법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 설법은 부처님께서 무여열반에 드실 때까지 거듭거듭 강조하신 가르침이어서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사리뿟따 존자는 양력 시월과 십일월에 걸쳐있는 깟띠까 달 보름날에 입적하였다.

보름 후 초승달이 떠오르는 날에 목갈라나도 입적하였다.

그로부터 반년 후에 부처님께서 무여열반에 드셨다고 전해진다.   

 

 

이 위대한 세 분의 상서로운 만남은 천신과 인간에게 그리도 고마운 축복이 되었는데,

이러한 만남이 순전히 우연한 일이었을까?

 

우리는 그 답을 『밀린다왕문경』에 나오는 나가세나 존자의 말에서 알 수 있겠다.

 

"폐하, 사리뿟따 존자는

 수천 수만 생 동안 보디삿따의 아버지, 할아버지, 삼촌, 형, 아들, 조카,

 그리고 친구였습니다."

 

 

 

이리하여 지루한 윤회의 바퀴도 마침내 멈추었다.

이 세 분은 윤회 속에서 적시에 서로 인연을 맺었던 것이다.

 

덧없이 흘러갈 뿐인 시간,

그 시간의 차원에서 초시간적 차원으로 접어들게 되었고,

생사의 윤회를 넘어서 불사의 경지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생에서 그분들은

이 세상을 밝게 비추는 광명의 등불을 밝히셨다.

 

 

이 등불이 영원히 빛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