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노래, 그의 이야기/그의 야그

디가니까야 사경을 마치다...

이르머꼬어리서근 2014. 3. 26. 17:28

 

2014. 3. 26일 수요일입니다.

 

어머님은 지금도 그러하십니다만 늘 저를 위해 절에서 불공을 드리시는 분이시고,

 

그러니까 1977년 재수할 때인가  친구인 해강이가 그때 기독교에 심취해 있던 저에게

그것만에 빠지는 것이 권할 만한 것이 아니니 금강경을 읽어 보라고 권유해서,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종로서적에서 문고판 금강경을 집어들었던 것이

불교와의 직접 인연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금강경」을 천천히 읽으면서 처음으로 느끼는 희열을 맛보았습니다.

한 달 내내 남모를 웃음을 띄면서 돌아다녔던 생각이 납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모든 것을 뛰어 넘는 그러한 도리를 처음 접했기 때문이었던 같습니디.

 

 

그래서 입문하게 된 부처님의 가르침은 도서관에 있는 선가귀감 等 불교 관련 서적들을 찾아서

읽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청담선사께서 지으신「선입문」라는 책은 육조단경의

이야기를 많이 인용하였는데, 달마조사가 혜가에게 '내가 이미 너의 마음을 편하게 하였다.'라고 

법을 전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벼락이 치는 듯한 느낌이 들고 멍멍하고 희열에 벅차 한동안의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을 졸업히고 군대를 다녀와서 회사를 다니면서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것은 그런저런 중생이 겪는 인생의 즐거움과 괴로움들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세월은 예까지 35년 가량이 흐른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했던 것일까요? 35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서 말입니다..

 

그것은 저의 업과 과보로 이루어진 사람들과의 만남, 그래서 영위된 삶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을 영문도 모른채 나도 따라가고 흉내내는 그런 삶이었습니다.

그런 중에, 지금에 와서 보면, 몸과 말과 마음으로 해로운 업을 참 많이도 지었습니다.

업의 과보는 누구도 피할 수가 없는 것인데 말입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는 '나는 왜 생겼는가?, 나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러고 있는 것인가?,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도대체 나란 무엇인가?, 도대체 이것과 저것들은 다 무엇인가?'라는 등의

의문들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40대 중반이었나 언젠가 제 친구가 '너는 무엇이 제일 하고프니?'라고 묻길래

'나는 내가 왜 지금 여기 있는지, 또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지 손으로 만지듯이 알고 싶은 것이

소원이다.'라고 말 한 것이 기억납니다. 사실이 그러니까요.

 

 

아는 척도 해봤지만, 아는 것처럼 말도하고 행동도 해보고 흉내도 내보았지만

다 허사이며 다시 괴로움의 원점으로 돌아와서 초라한 내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에는 대학교 시절 일독하고는 언젠가는 그 뜻을 꿰뚫어 알고 싶어했던

유마경을 집어들고 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유마거사의 저 자재함은 무엇을 얻었기

때문인가?, 나는 저러한 막힘없음을 얻을 수는 없는가?'라는 것이 그 동기였습니다.

 

2008년초에는 도대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무슨 뜻인가, 무슨

연고가 있길래 저렇게도 부르짖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겨서 경을 구하여 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허공장보살경도 사경했고, 육자대광명진언과 광명진언을 늘 마음 속에 염송하면서 다녔습니다.

 

그리고는 2009년에는 80권 화엄경을 집어들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궁극을 꿰뚫고 싶은

마음에 끝장을 내겠다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화엄경 사경을 시작하면서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그 수많은 부처님들, 그리고 유명한 보살들은 ''깨달았다'라는데 무엇을 깨달았나?,

왜 깨달았나?, 어떻게 깨달았나?, 깨닫고는 무슨 말을 하였나?'라는 것이었습니다.

기실 전해지는 대승의 경들을 보면 화려한 변설은 있으나 그런 내용 찾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설사 있다하더라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할 바는 아닌 어떤 경계를 설하기는 하지만

속 시원하게 꿰뚫어서 이것은 이것이다라고 말하지 않은 채 애매모호하고

깨달음이란 일반 범부들은 결코 알 수 없는 머나먼 것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깨달은 자가 이렇게 밖에 법이라는 것을 전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그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몇 가지 실마리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허공장보살경에 허공장보살이 세존께 '어떻게 오탁악세에 불사를 일으킵니까?'라고 묻자

세존께서는 '모든 중생들의 탐욕과 다툼은 다 감관으로 인해 일어나므로, 그 감관을 다 수습하면

문득 해탈에 이르리라.'라고 설하시는 장면입니다.

 

'그 감관을 다 수습하면,,,'에 이르러 저는 크게 마음에 울리는 바가 있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무엇을 찾으려다 뭔가를 잡은 것같은 느낌 말입니다.

 

 

 

그때쯤 또 다른 계기가 된것이 본래면목이니 본지풍광이니 마음이니 하는데 근데 도대체

'그 마음이라는게 무엇일까?, 마음을 본다면 그 마음의 실체라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검색창에 '마음이란 무엇인가?'라고 그냥 쳐봤습니다.

 

정말 희안하게도 그것은 어떤 책의 제목이라 그 책이 검색되었습니다, 스리랑카의 냐냐난다 스님

께서 쓰신 책이었는데 바로 주문해서 보기 사작했습니다.

 

'마음은 무엇인가'라는 책을 보면서 놀랐습니다. 그 책의 마음이라는 내용보다도

내가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부처님의 말씀이 너무 많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생전 처음보는 말씀들인데 애매모호한 것도 없고 추상적인 것도 없고 너무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것들인데 그냥 범상히 넘어갈 말씀이 하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폐부를 찌르는 그런 것들

이었는데 저자인 스님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그런 경들을 인용하고 계셨던 겁니다.

 

그리고 처음보는 경의 인용기호들이 있고 그것들은 니까야의 인식기호였던 것입니다.

비로소 인터넷을 검색하여 '니까야'라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리하여 2009년초에 초기불전연구원의 디가니까야를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처음「범망경」과「사문과경」을 본 저는 깊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이란 것은 이렇게도 구체적이고 상세하고 애매모호함이란 아예 없구나라는 것 때문에

말입니다. 그 후도 그 후도 똑 같았습니다.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분명하고, 어떻게 말씀하신지도 분명했습니다.

저는 무릎을 치고 환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부처님은 무엇을 깨달으셨는가?, 왜 깨달으셨는가?, 어떻게 깨달으셨는가? 깨달으신 후에는

무슨 말씀을 하셨는가?, 나는 왜 있게 되었는가?, 나는 도대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가?, 이 모든 것은 도대체 다 무엇이란 말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

답을 얻었습니다.

 

저는 위없는 '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의 열쇠 말입니다.

비로소 저는 의문에서 풀려나 자유로운 사람이 조금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바로 그것을 설하셨다, 그 모든 것을 설하셨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혜가 뼈에 사무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고마운 마음에 눈물 흘리면서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높고 높은 스승님, 길 가르쳐 주신 분'이 아니라면 억겁이 지나도 저는 묶여서 괴로움의 바다를

해매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룩하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하신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하신 승가에 귀의합니다.

 

 

 

틈틈이 한 이 디가니까야 사경은 5년여가 걸렸습니다.

그간에 어려운 곡절도 세 번이 있었습니다만 저는 그것을 다 넘기고 오늘 끝을 냈습니다.

 

 

저와 같은 중생을 위해서 수십년을 당신들의 건강과 바꿔서 경을 번역해 주신

초기불전연구원의 대림스님과 각묵스님께 감사드립니다.

 

 

디가니까야 전부를 사경한 이 공덕 몫을

 

대림스님, 각묵스님,

우 또다나 사야도, 붓따락키따 스님,

일창스님, 위세이따 스님, 디라왐사 스님,

우 간다말라 랑카라 삼장법사님, 수 망갈라 스님

그리고 부처님의 바른 법을 지키고 전하시기 위해 노력하시는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거룩하신 승가에 청정한 마음으로 회향합니다.

 

회향을 받아 기쁘고 행복하시기를,,,,

걱정과 고통이 없으시기를,,,

평안하시기를,,,,

닙바나 성취하시기를,,,,

부처님의 법이 길이 전해지고 오래 머물게 되기를,,,

 

사∼두∼  사∼두∼  사∼두∼

 

 

나무 석가모니불 ((()))

 

 

2014.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