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音寺/화엄경(華嚴經)을 읽다

자성이 없다? (불타발타라 60권本 → 실차난타 80권本으로..)

이르머꼬어리서근 2009. 9. 9. 08:19

 

화엄경의 한문번역본은  두개가 있다 할 수 있는데,
불타발타라가 번역한 60권본(420년), 실차난타가 번역한 80권본 (약 699년) 그 둘입니다.


반야가 번역한 40권본 (8세기 후반)은 입법계품 부분을 별도로 한역한 것이므로 
달리 하나로 볼 수는 어렵기 때문이라 합니다.
 
제가 읽고자 하는 화엄경은 그 한역본을 다시 동국역경원 전자불전연구소에서
번역한 한글대장경(이운허 역)으로 원래는 불타발타라의 60권본을 보고자 했으나,
마음을 바꿔먹고 실차난타의 80권본을 보기로 했읍니다.
 
 
 
거기엔 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읍니다.
 
60권본의 제1권 처음 세간정안품(世間淨眼品) 첫 부분은
첫째,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정각(正覺)을 이루셨다,
둘째, 그리고 정각(正覺)을 이루신 다음의 상태는 어떠했다라는 것인데,
(그  정각(正覺)의 내용이 궁금하여 시작하였던 바, 내용은 다음에 나올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은 자성(自性)이 없음을 잘 알아 일체 법의 평등한 모양[相]을 따르고,"라는 부분에서
막혀서 입니다.
 
"자성(自性)이 없다"........
 
 
 
이 부분 "자성(自性)이 공(空)하다" 하였으면
뭔 결론이 벌써 튀어나오나 하고 이상하더라도 그냥 넘어 갔겠읍니다만,
문맥을 쭈욱 보면 결국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은 자성(自性)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럼 들리는 것입니다.
하물며 대방광불화엄경의 첫머리에서...
 
자성(自性)은 有無 어디에도 떨어지지 않는 것이기에,,,
있다하더라도 없다하더라도 말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러나 부처님 깨달음을 그대로 전했다는 화엄경의 宗旨를 밝히는 것 같은 부분에
아예 "없다"라고 못박는 것이 마음에 몹시 걸렸읍니다.
 
혹시 이운허씨의 번역이 잘못된 것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생겼읍니다.
한역 원문을 뒤져 봤읍니다.
 
"了達一切無有自性 隨順諸法平等之相"
 
번역하면,
"모든 것은 자성(自性)이 없음을 잘 알아 일체 법의 평등한 모양[相]을 따르고",,,,
크게 틀리지 않는 해석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납득되지가 않는 것입니다. 산스크리트어에는 정말 어떻게 되었을까?.........
 
(시간이 되는대로 계속 쓰겠읍니다)
 
 
 
산스크리트는 완본이 발견되지 않았고
80권본과 가까운 티베트어본이 있다는 얘기가 있읍니다.
해서 실차난타의 80권본 번역을 찾아보았읍니다.
 
상응하는 부분이
" 지혜는 모든 겉 모양에 들어가 법이 비고 고요함을 알았으"라고 되어 있더군요
한문역 원본을 뒤져 봤읍니다.
"智入諸相  了法空寂"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번역에 차이가 있음을 알았읍니다.
하지만 감히 이 부분도 번역해 보자면
"諸相에 임하여서도 끝내는 그 實相이 空寂함을 알았더라"라고 해야하지 않을지.....
 
相을 겉 모양이라고 할 수 없으며,  空寂을 비고 고요함이라 할 수 없음이며,
어떤 相에 들어가니 비로소 어떤 법이 공적한 것이 아니라
어떤 相에 당하여서도 바로 그 相이 공적한 법을 알았더라 해야 말이 되는 것이며
어떤 相에 임한 다음에 갑자기 무슨 법이 나서 공적하다는 것은 수수께끼 같은 말이 되고말기 
때문입니다.
 
이 자슥아 그럼 니가 부처님 경계에 들었니? 니 맘대로 해석하게?라고 하실지 모르겠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말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   ^
 
 
 
어쨌든 저로서는
"자성(自性)이 없다"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읍니다.
 
자성(自性)이 없는 다음에야, 다시 무슨 본래 진면목을 깨침이 있으며,,,,,
 
능엄경에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 너는 이 망상의 근원을 심(心)으로 개통(開通)하고 

     말법중의 제(諸) 수행자에게 전하여 (온갖 마장이) 허망함을 알아서 싫은 마음을 내게 하고 

     열반이 있음을 알고 삼계를 연착(戀着)하지 말게 하라"

 

라고 엄연 말씀하신 바, 없는 자성에 다시 무슨 열반이며,,,,,,

 

무엇을 깨치신 건지 궁금하여 경을 공부하려는 제가 엄연 있는데

자성(自性)이 없고 난 다음에야, 그런 것을 하려하는 내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말고

내가 아무 것도 아닌 다음에야, 나 아닌 어떤 것도 아무 것도 아닌 것에 이르게 되므로

그러한 해석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하여 해석이 맘에 드는 ㅋ∼∼

실차난타의 80권본으로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즐거운 주말들 맞으시기 바랍니다......꾸벅.

 
 
 
 200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