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여래의 도량에 바다 같은 대중이 구름처럼 모였는데,
그지없는 무리들이 두루 퍼져 가득하였다.
그 형상과 빛깔과 따라 온 무리들이 각각 다르며,
제각기 온 방위를 따라서 세존께 친근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러렀다.
이렇게 모인 대중들은 모든 번뇌와 마음의 때와 남은 버릇[餘習]을 여의었고
무거운 업장(業障)의 산을 무너뜨리고 부처님을 보되 걸림이 없었다.
이런 이들은 다 비로자나여래께서
지난 옛적 많은 겁 동안 보살행을 닦을 적에 사섭사(四攝事)로써 거두어 주었으며,
부처님 계신 데서 선근을 심을 때마다 잘 거두어 주는 방편으로 교화하고 성숙하게 하여
온갖 지혜를 얻는 길에 서게 하였다.
한량없는 선근을 심어 여러 가지 복을 얻었고,
방편과 원력 바다에 들어가서 닦을 행이 구족하게 깨끗하여졌으며,
벗어나는 길에서 잘 뛰어났고, 항상 부처님을 분명하게 보았으며,
잘 이해하는 힘으로 여래의 큰 공덕 바다에 들어가
부처님의 해탈문을 얻어 마음대로 유희하는 일이 신통하였다.
[ 1. 대자재(大自在)천왕들의 도량 열음 ]
(1) 묘한 불꽃 바다 대자재[妙焰海大自在]천왕은
법계(法界)와 허공계에 고요한 방편의 힘인 해탈문을 얻었고,
(2) 자재한 이름 빛[自在名稱光]천왕은
온갖 법을 두루 보고 모두 자재하는 해탈문을 얻었고,
(3) 깨끗한 공덕 눈[淸淨功德眼]천왕은
온갖 법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고 작용이 없는 행인
해탈문을 얻었고,
(4) 사랑스런 큰 지혜[可愛樂大慧]천왕은
온갖 법의 진실한 모습을 뚜렷이 보는 지혜의 바다 해탈문을 얻었고
(5) 동하지 않는 빛 자재한[不動光自在]천왕은
중생들에게 끝없는 안락을 주는 큰 방편 선정 해탈문을 얻었다.
(6) 묘하게 장엄한 눈[妙莊嚴眼]천왕은
고요한 법을 보고 모든 어리석은 공포를 멸하는 해탈문을 얻었고,
(7) 생각 잘하는 광명[善思惟光明]천왕은 그지없는 경계에 잘 들어가
모든 유(有)에 대하여 생각하는 업을 일으키지 않는 해탈문을 얻었고,
(8) 사랑스런 큰 지혜[可愛樂大智]천왕은
시방으로 널리 다니면서 법을 말하되 흔들리지 않고 의지함이 없는 해탈문을 얻었고,
(9) 넓은 음성 장엄 당기[普者莊嚴幢]천왕은
부처님의 고요한 경계에 들어가서 광명을 널리 나타내는 해탈문을 얻었고,
(10) 끝까지 정진하는 이름 빛난[名稱光善精進]천왕은
자기의 깨달은 데에 머물러서 그지없이 넓고 큰 경계로 반연할 바를 삼는 해탈문을 얻었다.
그 때 묘한 불꽃 바다[妙焰海]천왕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모든 자재천 무리들을 두루 살피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 몸 여러 회중 두루 계시고 [妙焰海大自在]천왕
온 법계에 가득하여 다함없으며
고요하고 성품 없어 못 잡건마는
세상을 구원하러 나타나셨네.
여래인 법왕(法王)께서 출세하시어 [自在名稱光]천왕
세상을 비춰 주는 등을 켜시니
그 경계 끝이 없고 다함 없음은
자재한 이름 천왕 증득하도다.
부처님은 부사의라 분별이 없고 [淸淨功德眼]천왕
모든 모습 어디에나 없는 줄 알아
세간의 청정한 길 널리 여시니
깨끗한 공덕 눈이 밝게 보았네.
여래의 크신 지혜 끝이 없으며 [可愛樂大慧]천왕
모든 세상 사람들이 측량 못하나
중생들의 어둔 마음 아주 없애니
지혜천왕 이를 알고 깊이 머물고
여래 공덕 헤아릴 수가 없지만 [不動光自在]천왕
보는 중생들마다 번뇌 멸하고
여러 세상 사람들 안락 얻나니
동하잖는 자재천왕 능히 보시며
중생은 어리석음 항상 덮이매 [妙莊嚴眼]천왕
여래께서 고요한 법 말씀하시니
세상을 비춰주는 지혜 등이라
묘하게 장엄한 눈 이 방편 알고
여래의 청정하고 묘하신 몸매
시방에 나타나되 비길 이 없어 [妙莊嚴眼]천왕
이 몸이 성품 없고 의지 없나니
잘 생각하는 광명천왕 관찰이니라.
여래의 묘한 음성 걸림이 없어
교화를 받을 이가 모두 듣건만 [可愛樂大智]천왕
부처님은 고요하여 동하잖나니
사랑스런 지혜천왕 해탈이로다.
고요히 해탈하신 천인(天人)의 주인 [普者莊嚴幢]천왕
시방에 나타나지 않는 데 없어
찬란한 그 광명이 세간에 가득
이 법문은 장엄 당기천왕이 보고
부처님은 그지없는 겁 바다에서 [名稱光善精進]천왕
중생들을 위하여 보리 구하고
갖가지 신통으로 여럿을 교화
이름 빛난 천왕이 이 법을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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