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세존께서 곧 오른손으로 서방을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상서로운 광명은 바로 허공장보살이 이곳에 오기 위해 나타낸 모습이니라.
이 보살의 모든 삼매(三昧)를 갖춘 것은 마치 큰 바다와 같고,
보살의 계율을 성취한 것은 마치 수미산(須彌山)과 같으며,
인욕하는 마음은 마치 금강과 같고,
용맹하게 정진하는 모습은 마치 빠른 바람과 같으며,
지혜는 마치 허공과 같기도 하고 항하사[恒沙]의 모래와 같기도 하며,
여러 보살 가운데 홀로 뛰어나서 마치 큰 깃발[幢]과 같고,
열반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마치 큰 길잡이[導師]와 같으니라.
또 선근(善根)의 바탕을 이루어서 빈궁한 자에게는 길상(吉祥)의 병(甁)이 되어 주고,
어둠 속에 길을 잃어버린 자에게는 일월의 광명이 되어 주며,
두려워하거나 겁내는 자를 위해서는 의지할 처소를 마련해 주고,
타는 듯한 번뇌에 허덕이는 자를 위해서는 감로수(甘露水)를 부어 주느니라.
또 선근을 지팡이로 삼아 열반의 다리[橋]를 건너고,
하늘에 태어나는 것을 사다리로 삼아 생사의 배[船]를 건너며,
대승의 길을 가는 것으로 말미암아 모든 비방과 거짓말과 번뇌를 다 덮어버리느니라.
또 모든 외도를 굴복시킴이 마치 사자와 같고,
모든 견해를 청정하게 함이 마치 빗물과 같으며,
번뇌를 부수어 버림이 마치 벼락과 같으니라.
또 계율을 깨뜨린 자에게는 약을 주어서 선근의 싹이 자라나게 하니
마치 봄날의 연못가와도 같고,
계율을 닦는 자에게는 마치 꽃다발과 같이 장엄의 위의를 갖추게 하느니라.
또 선악의 행을 나타내는 것은 마치 밝은 거울과도 같고,
부끄러움이 없는 자를 덮어 주는 것은 마치 묘한 의복과도 같으니라.
또 3고(苦)와 질병에 허덕이는 자에게는 훌륭한 의사가 되어 주고,
더위에 지친 자에게는 명월주(明月珠)가 되어 주며,
피로에 지친 자에게는 쉴 수 있는 평상이 되어 주느니라.
또 삼매를 갖춤은 마치 태양과도 같고,
보리(菩提)의 길로 나아감은 큰 황소의 수레와도 같으며,
선정에 머묾은 청량한 연꽃의 연못과도 같으니라.
또 보리의 종자로 바라밀의 열매를 얻고,
보살의 10지(地)에 머물러 여의주(如意珠)의 광명을 나타내며,
수릉엄(首楞嚴)삼매에 들어 금강도(金剛刀)로써 번뇌의 습기를 끊고,
자신의 공덕을 자라나게 하여 모든 마군을 항복 받으며,
일체의 부처님의 공덕에 의지하여 지혜의 보장(寶藏)을 구하니,
이것이 바로 연각(緣覺)이 몸을 의지하는 동굴[窟宅]이고,
성문(聲聞)이 광명을 내는 안목(眼目)이며,
삿된 길을 다니는 자들이 가야 할 정직한 길이고,
지옥·아귀·축생들이 구제 받는 처소이며,
일체 중생들의 더 없는 공덕의 밭이며,
과거·미래·현재의 3세(世)의 부처님을 돕는 권속들이 능히 수호하는 법의 성(城)이고,
18불공법(不共法)을 구족하게 장엄하는 부처님의 비장(秘藏)이니라.
나아가서는 부처님의 지혜를 원만히 성취하여
일체의 천인들과 사람으로부터 공양을 받을 수 있으니,
다만 여래를 제외하고는 그 어느 누구도 따를 이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너희 대중들은 다 깊은 마음으로 허공장보살을 공경히 맞아들이되,
힘닿는 대로 미묘한 보배·깃발·일산과 꽃·향·영락과 가루 향·바르는 향·의복·침구를 갖추어서
그 공덕을 찬탄해야 하느니라.
또한 도를 잘 닦는 등의 온갖 것으로도 장엄하여서 존중히 공양해야 하니,
이렇게 공양함으로써 너희 대중들은 다 공덕의 그릇을 성취하게 되리라."
그때에 모든 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장보살의 광명이 나타나는 곳을 향했다.
그리고 뛸 듯이 기쁜 얼굴과 다정한 눈매로써 한결같이 허공장보살을 받들어 맞이하였다.
그런데 나머지 보살마하살·성문 대중과 천(天)·용(龍)·야차(夜叉)·건달바(乾?婆)·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긴나라(緊那羅)·마후라가(摩?羅伽)·5통(通) 선인(仙人)들의 우두머리는
각기 생각하길
'우리들도 저 대사를 받들어 맞이해야 할 텐데,
가장 미묘하고도 훌륭한 그 어떤 공양거리를 준비해야 하는가?'라고 하였다.
때마침 허공장보살은 그의 신통력으로 변화를 일으켜서
사바(娑婆)세계의 온갖 더러움을 없애고,
산골짜기·언덕·기와·자갈·가시·구덩이·벌판·바람·먼지·구름·안개 따위를 다 깨끗이 제거하였다.
한편으로 그 땅을 7보로 만들고 손바닥처럼 평평하게 하였으며,
한량없는 온갖 보배로 나무숲을 만들어서 가지·꽃·과일로부터 풍기는 그윽한 향내가
온 사바세계에 가득하게 하였다.
또한 사바세계의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고난에서 벗어나게 하고,
장님·벙어리·부스럼 등의 백천 가지 질병을 한꺼번에 다 제거하는가 하면,
원한을 품은 자에게는 자비로운 마음을 내게 하고,
지옥·아귀·축생의 온갖 고통에 시달리는 자에게는 그것이 다 그치게 하고,
음식·의복·장엄구(莊嚴具)가 다 저절로 풍족하게 됨으로써 중생들의 생활이 안락해지고
동시에 미묘 단정한 몸매와 훌륭한 위덕(威德)을 갖추게 하였다.
나아가서는 모든 속박을 제거하여
그 마음이 고요한 경지에 들고 모든 선근(善根)에 깊은 환희심을 내게 하였다.
또 3보(寶)에 대해 청정한 신심을 지니게 함으로써,
일체 대중의 양쪽 손에 다 여의주(如意珠)를 들어
그 여의주로부터 나오는 큰 광명이 온 세계를 두루 비추게 하였다.
이와 함께 하늘에서는 하늘의 음악이 울려 퍼지고 온갖 보배로운 물건이 빗물처럼 내리니,
이른바 보배로운 옷·꽃다발·일산·그릇·금·은·진주·영락·푸르고 붉고 흰 연꽃·그윽한 향내가 나는
침수향(沈水香)·우두전단향(牛頭?檀香) 따위가 그것이었다.
또 그 길의 양쪽 편에는 마치 제석(帝釋)의 궁전과 같은 칠보대(七寶臺)가 있고,
그 안에는 아리따운 채녀(綵女)들이 가득하여 다섯 가지 음성으로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였다.
또 허공에서는 범왕(梵王)의 일산과 같은 백천 유사나(踰?那)의 칠보관(七寶冠)이
부처님의 머리 위를 덮었는데,
그 네 면에는 진주로 된 영락이 달려 있었으며,
그 안에서는 온갖 음악이 흘러 나와 천인과 사람들의 마음을 다 맑고 부드럽게 하였다.
또 온 땅의 초목과 숲에서도 가지·잎·꽃·열매가 다 미묘한 음을 내었다.
또 6바라밀의 법을 선창함으로써 그 음성을 듣는 이 마다 위없는 도(道)에 물러나지 않는가 하면,
그 중에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는 이도 있었다.
곧 대중들은 허공장보살의 신통 변화를 보고 전에 없던 환희심을 내어 제각기 생각하길
'이 보살마하살이 이미 이러한 큰 신통력을 나타내었으니
곧 이 세계에 오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우리들은 이제 어떤 자리를 준비하여 그를 공양해야 하는가?'라고 하였다.
대중들이 이와 같이 생각할 찰나에, 곧 부처님 앞의 땅에서
보배로운 연꽃이 솟아나기 시작하였다.
그 줄기는 백은(白銀)과 같았고, 그 잎은 황금과 같았으며 그 대는 금강과 같았고,
열매는 유리(琉璃)와 같았으며, 실같이 가는 뿌리는 마노(瑪瑙)와 같았는데
또한 보배로운 구슬로써 장엄되어 있었고, 그 꽃술은 파리(頗梨)와 같았다.
또 그 연꽃은 종횡으로 1백 유사나(踰?那)에 펼쳐져 있었고
그 주위로는 80억 개의 보배로운 연꽃이 에워싸고 있었다.
그 때에 허공장보살이 홀연히 그 보배로운 연꽃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하여 앉았는데,
그의 이마 위에는 한량없는 석가비릉가(釋迦毘楞伽) 보배에 둘러싸인 여의보주를 볼 수 있었다.
그밖에 80억의 보살들은 각각 그 나머지 보배로운 연꽃 위에 앉았다.
'觀音寺 > 허공장보살경(Akasagarb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공장보살경 4-3: 대신의 다섯가지 죄업을 끊으심 (0) | 2008.07.04 |
---|---|
허공장보살경 4-2: 찰리왕의 다섯가지 죄업을 끊으심 (0) | 2008.07.04 |
허공장보살경 4-1: 여의보주의 인연 - 중생의 악업을 끊으심 (0) | 2008.06.30 |
허공장보살경(虛空藏菩薩經) 3: 무변공처(無邊空處)삼매/자비심 (0) | 2008.06.26 |
허공장보살경(虛空藏菩薩經) 1: 아카샤가르브하 (0) | 2008.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