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音寺/허공장보살경(Akasagarbha)

허공장보살경(虛空藏菩薩經) 1: 아카샤가르브하

이르머꼬어리서근 2008. 6. 10. 09:27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가라저시산(?羅底翅山) 의

모니(牟尼) 선인들이 살던 곳에 머무르시면서 수많은 큰 비구 대중들과

한량없는 아승기겁(阿僧祗劫)의 항하사(恒河沙)와 같은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들과

함께 계셨는데, 그들은 다 다른 불국토로부터 모여든 이들이었다.

 

세존께서는 대중들을 위하여

4변재(辯才)·3명범행(明梵行)과

악한 업장(業障)을 깨뜨리는 다라니경(陀羅尼經)에 대해

말씀하려고 하셨다.  

 

그 때에 서방으로 80항하사 수의 세계를 지나면

일체향집(一切香集)이라는 불국토가 있고, 그 불국토에는

승화부장(勝華敷藏)여래(如來)·응공[應]·정변지(正遍知)·명행족(明行足)·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이라는

부처님께서 계셔서 대중들에게 미묘한 법륜(法輪)을 굴리고 계셨다.

 

 

 

때마침 그 불국토에는 허공장(虛空藏)이라는 보살이

승화부장 (勝華敷藏)여래로부터 설법을 듣고 선정에 들어 있다가

홀연히, 다른 불국토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큰 보살들이 허공으로 솟아올라

동방을 향해 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또 동방 세계에 큰 광명이 비추는 것을 보게 되자,

곧 승화부장 여래의 처소에 나아가 엎드려 예배한 다음 백천 번을 돌고나서 합장한 채

그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다른 불국토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큰 보살들이 허공에 솟아올라

 동방을 향해 가는 것을 보았고, 또 그 동방세계에 큰 광명이  비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일이 있는지 알지 못하니,
 원컨대 자세히 해설해 주십시오." 

 

승화부장여래는 곧 허공장보살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선남자(善男子)여, 여기에서 동방으로 80항하사 수의 세계를 지나면 하나의 불국토가 있으니,

 그것을 사바(娑婆)세계라고 하느니라.

 

 그곳의 중생들은 5탁(濁)1)으로 물들어 있느니라.

 또 그 세계에는 석가모니(釋迦牟尼) 여래(如來)·응공應供)·정변지(正遍知)·명행족(明行足)·

 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 불세존(佛世尊)

 께서 계시는데,

 

 그 세존께서는 현재 가라저시산의 선인들이 살던 곳에 머무시니,

 3보(寶)로 하여금 항상 세간에 머물게 하기 위한 것이며,

 모든 마군을 항복 받아서 법의 깃발을 세우기 위한 것이고,

 생사의 길을 막고 열반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한 것이며,

 여러 곳으로부터 모여든 보살과 성문 대중들에게

 4변재(辯才)·3명범행(明梵行)과 악한 업장을 깨뜨리는 다라니경을 널리 설하기 위한 것이고,

 

 이와 같이 구름처럼 모여 든 시방 불국토의 일체 보살들로 하여금

 다른 믿음을 따르지 않게 하고

 뛰어난 방편을 구족하여 걸림이 없게 하고

 환희지(歡喜地)에서 일생보처(一生補處)의 지위에 이르게 하기 위함이니라. 

 

 이와 같기에 그 부처님께서는 큰 광명을 비추어서

 그것을 본 다른 불국토의 보살들로 하여금  허공을 타고 사바세계에 이르게 하여

 모든 악한 업장을 깨뜨리는 다라니경을 얻게 하느니라.

 

 저 국토 역시 5탁(濁)으로 물들어 있으니, 이 세계와 다름이 없느니라.

 너는 이제 마땅히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 여래께 예배 공양하고 바른 법을 이어받아서

 역시 저 세계의 악한 중생들을 위하여 악한 업장을 깨뜨리는 다라니경을 널리 설해야 하느니라." 

 

 

 

 허공장보살은 이 말씀을 듣자마자 곧 뛸 듯이 기뻐서 80억 보살들과 함께

동시에 그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여래를 뵙고자 하는 심정이 간절하오니,

 이제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이어받아 저 세계에 간다면

 정성껏 예배 공양하고 바른 법을 받아 들어서 역시 저 국토의 중생들을 위해

 악한 업장을 깨뜨리는 다라니경을 널리 설하겠습니다." 

 

승화부장부처님께서 허공장보살을 칭찬하셨다. 
"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 너 스스로가 그 때를 아는구나." 
 

그러자 허공장보살은 곧 80억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께 엎드려 하직하고는

허공으로 솟아올라 사바세계를 향해 떠났다.

 

 

 

 

그 때에 서방세계에서는

여의보주(如意寶珠)의 광명나타났는데,

그것은 한량없는 석가비릉가(釋迦毘楞伽) 보배에 둘러 싸여 있었다.

그 광명은 일체의 천인·사람·성문·보살·해·달·물·불·바람의 경계를 다 덮어버려

다른 모든 광명을 나타나지 못하게 함으로써,

모임의 대중들이 그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말할 수도 없는

부처님의 광명과 여의보주 광명만을 볼 수 있었을 뿐 다른 광명을 보지 못하였고,

또 허공만을 볼 수 있을 뿐 다른 물체를 볼 수 없었다.  

 

서방과 동방의 부처님께서 서로의 광명을 비춤으로 인해,

그 모임의 대중들은 스스로를 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볼 수 없었고,

일체의 물질이 다 사라져서 눈으로 마주하여 볼 수도 없었다.

 

그리고 위·아래·중간·이곳·저곳의 방향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고,

해·달·별·땅·물·불·바람 등을 눈으로 마주하여 볼 수도 없었는가 하면,

심지어 귀로는 음성을 들을 수 없었고 코로는 냄새를 맡을 수 없었고

입으로는 맛을 분간할 수 없었고 몸으로는 감촉을 느낄 수 없었고

모든 심소(心所)의 수(數)의 법도 인연이 없었고,

나[我]와 나의 것[我所]이라는 상(相)을 낼 수도 없었고,

6입(入)의 분별하는 생각을 일으킬 수도 없었다.

 

오직 대중들은 부처님의 광명과 여의보주의 광명만을 볼 수 있었을 뿐이었으니,

이는 그 순수한 여의보주가 한량없는 석가비릉가 보배에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로 그 모임에 있던 대중 가운데, 10주(住)의 지위와
수릉엄(首楞嚴)삼매(三昧)를 얻어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오른 모든 큰 보살
들은

이 모습을 보고도 몸과 마음이 다 안온하여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이들은 모든 법이 진리 그대로 공(空)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나머지 보살·성문(聲聞) 대중과

천(天)·용(龍)·야차(夜叉)· 건달바(乾?婆)·아수라(阿修羅)·가루라(迦樓羅)·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羅伽)·구반다(鳩槃茶)·아귀(餓鬼)·비사차(毘舍遮)· 부단나(富單那)·가타(迦?)

부단나 등의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들은

이 모습을 보고는 놀랍고 두렵고 미혹되고 심란하여서 서로의 얼굴을 쳐다 볼 수 없었고

또한 물어 볼 데도 없었다.

 

그래서 각자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이러한 이상한 현상이 어떤 연유로 일어나는지 알 수 없도다.

또한 이것이 누구의 신력(神力)에 의한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일이로다'라고 하였다.

 

 

 

 

그 때에 대중 속에 있던 범정(梵頂)이라는 보살이 부처님 앞에

엎드려 예배하고는 합장하고 게송을 읊었다.
  
   일체 법의 그 성품을 

   중생들은 알지 못하니
   온갖 물질에 집착하고 얽매여서 

   여섯 감관은 미혹되기 마련이네.
  
   지금 이 모임의 사람들도

   그 물질을 분별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추구하여 

   부처님의 법을 의심하네.
  
   원컨대 그 법을 설하셔서 

   모든 의심의 그물을 끊고
   피안(彼岸)과 차안(此岸)을 알아
 

   공(空)의 지혜에 이르게 하소서.


  
   용맹하게 삼매에 드니 

   몸의 모습이 말할 수 없고
   여의주 그 큰 보배는 

   항상 이마에 받드니 

  
   석가비릉가가 

   그것을 둘러싸네.
   이 모임의 모든 보살들은

   10지(地)의 지위에 오르고
   
   수릉엄(首楞嚴) 삼매를 얻어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올랐으니
   이와 같은 모든 보살들에게는 

   멀리서도 그러한 모습이 보이네.


  
   이러한 상서로운 모습을 보고 나서

   반드시 훌륭한 이가 이곳에 와서
   더 없이 높으신 이에게 예배하고

   깊고 미묘한 법을 설할 것임을 아네. 
  
   그는 두려워하는 중생들을 위로하고 

   천인사(天人師)에게 귀의시키며
   그 용맹으로 다니는 곳마다 

   중생들을 교화시킬 것이네.
  

 

세존께서도 게송을 읊어 대답하셨다.
  
   훌륭하도다. 너의 말처럼

   선정에 든 이의 몸 모습을   
   중생으로서는 볼 수 없고 

   지혜를 닦는 자만이 보니
  
   이는 바로 허공장보살이 

   항상 다니고 머무는 곳마다
   의지함도 희론(戱論)도 없이 

   삼매의 힘을 나타내기 때문이네.
  
   중생들은 두 소견에 얽매여

   항상 미혹되기만 하고 
   또 미혹됨으로 말미암아

   피안과 차안을 알지 못하네.
  
   만약 두 소견을 벗어나려면 

   말할 수 없는 행을 닦아야만
   문득 구경(究意)의 경지에 이르러 

   모든 지위를 만족할 수 있으리라.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처음 발심한 보살이라도

 그 모든 법의 상(相)과 서로를 의지하여 일어나는 상에 대해 알아서 

 6바라밀(波羅蜜)을 수행하고 내지

 땅·물·불·바람·허공·의식의 생멸의 상과 진리 그대로의 상을 아느니라.

 

 또한 모든 법이

 가히 말할 수 없는 것이고,

 그 본래의 성품이 없으며,

 생멸도 없고,

 서로를 의지하여 일어나는 것도 없으며,

 동요함도 없고,

 다 비어서 공한 것임을 아느니라.

 

 또 일체의 법에 대해

 있다는 소견과 없다는 소견을 여의고,

 일체의 법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내지 않으며,

 감수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서로를 의지하여 일어나지 않으며,

 또 공의 행을 닦으니,

 이와 같이 닦아서 끝내 6바라밀을 구족하게 되느니라.

 또한 다시는 없다는 소견과 있다는 소견에 머무르지 않느니라.

 

 또 여래가 이러한 것을 설하게 되면

 모든 대중들이 듣고서 깨닫게 되니,

 마치 물질 자체가 그 경계에서 상(相)을 취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