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音寺/유마경(維摩經)을 읽다

11.보살행품 (菩薩行品)-2: 향적여래의 밥 삭음/불사를 지음

이르머꼬어리서근 2007. 4. 7. 11:39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난존자)
세존이시여,

지금 풍기는 이 향기는 예전에 없던 것이오니,
이것이 무슨 향기이니까?

 

(부처님)
그것은 저 보살들의 털구멍에서 나는 향기니라.


사리불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사리불존자)
아난, 우리들의 털구멍에서도 이 향기가 나니라.

 

(아난존자)
그 향기가 어디서 생겼나이까?

 

(사리불존자)
장자 유마힐이 중향세계에서
부처님 잡수시고 남은 밥을 얻어다가 그 집에서 먹었는데,
그 밥을 먹은 이는 모두 털 구멍에서 이런 향기가 나느니라.

 

아난은 다시 유마힐에게 물었다.

 

(아난존자)
이 향기는 얼마 동안이나 나나이까?

 

(유마힐)
이 밥이 다 삭을 때까지 나나이다.

 

(아난존자)
이 밥은 얼마나 오래면 삭나이까?

 

(유마힐)
이 밥의 끈기는 이레가 지나야 삭나이다.

 

또 아난이여,

 

만일 성문으로서 정위에 들어가지 못한 이가
이 밥을 먹으면 마음 해탈을 얻은 연후에야 삭고,

 

대승마음을 내지 못한 이가 이 밥을 먹으면
대승마음을 낸 연후에야 삭고,

 

대승마음을 낸 이가 이 밥을 먹으면
무생법인을 얻은 연후에야 삭고,

 

무생법인을 얻은 이가 이 밥을 먹으면
몸에 독기가 죄다 없어진 연후에야 삭는 것과 같이

 

이 밥도 그러하여
일체 번뇌 독기를 없애버린 연후에야 삭나이다.

 

아난은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난존자)
세존이시여, 희유한 일이니이다.
이 밥이 능히 그러한 불사를 짓나니까

 

(부처님)

그러니라 아난아,

 

어떤 불토는 부처님 광명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고,
혹은 여러보살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혹은 부처님이 화현한 사람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고,
혹은 보리나무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혹은 부처님의 의복과 좌복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혹은 음식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혹은 동산과 나무와 누각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고,
혹은 삼십이상과 팔심종호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혹은 부처님 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고,
혹은 허공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거늘,

 

중생들이 이런 인연으로 계율에 들어가며,
혹은 꿈과 요술과 그림자와 메아리와 거울 속 영상과
물 가운데 달과 더울 때의 아지랑이와 이러한 비유로 불사를 짓기도 하고,

혹은 음성과 말과 로 불사를 짓기도 하며,

어떤 청정한 불국토에서는 고요하고 말이 없어 말할 것도 없고,

보일 것도 없고, 알음도 없고, 지음도 없고, 하는 것도 없음으로 불사를 짓기도 하나니,

 

아난아 이와 같이

부처님네 위의와 동작과 모든 하시는 바가 불사 아닌 것이 없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