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aga-sutta
1.
한때 세존께서는 꼬살라에서 유행을 하시다가 많은 비구승가와 함께
웨나가뿌라라는 꼬살라의 바라문 마을에 도착하셨다.
웨나가뿌라의 바라문 장자들은 들었다.
'존자들이여, 사문 고마는 사꺄의 후예인데 사꺄 가문으로부터 출가하여
웨나가뿌라 에 도착하셨습니다.
그분 고따마 존자에게는 이러한 좋은 명성이 따릅니다.
'이런 [이유로] 그분 세존께서는
아라한[應供]이시며,
완전히 깨달은 분[正等覺]이시며,
영지와 실천이 구족한 분[明行足]이시며,
피안으로 잘 가신 분[善逝]이시며,
세간을 잘 알고 계신 분[世間解]이시며,
가장 높은 분[無上士]이시며,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調御丈夫]이시며,
하늘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이시며,
깨달은 분[佛]이시며,
세존[世尊]이시다.'라고.
그는
신을 포함하고 마라를 포함하고 범천을 포함하고 사문·바라문을 포함하고
신과 인간을 포함한 이 세상을 스스로 최상의 지혜로 알고 실현하여 드러냅니다.
그는 법을 설합니다.
그는 시작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끝도 훌륭하며,
의미와 표현을 구족하여 법을 설하여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범행을 설합니다.
참으로 그러한 아라한을 뵙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라고.
* 꼬살라(Kosala)는 부처님 재세 시에 인도에 있었던 16개국 가운데 하나이다.
16국은 점점 서로 병합되어 나중에는
동쪽의 마가다(Magadha)와 서쪽의 꼬살라 두 나라로 통일이 된다.
부처님 재세 시에는 빠세나디(Pasenadi) 왕이 꼬살라를 통치하였고,
그의 아들 위두다바(Vidudabha 가 계승하였으며, 수도는 사왓티(Savatthi)였다.
부처님께서 말년에 24년간을 이곳 사왓티의 제따 숲 급고독원에 머무시는 등
부처님과 아주 인연 이 많은 곳이다.
2.
그때 웨나가뿌라의 바라문 장자들은 세존께 다가갔다.
어떤 사람들은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어떤 사람들은 세존과 함께 환담을 나누고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나누고
한 곁에 앉았다.
어떤 사람들은 세존께 합장하여 인사드리고서 한 곁에 앉았다.
어떤 사람들은 세존의 앞에서 이름과 성을 말씀드리고 한 곁에 앉았다.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한 곁에 앉았다.
이렇게 한 곁에 앉은 웨나가뿌라의 왓따 바라문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3
"경이롭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놀랍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고따마 존자의 감각기관들은 참으로 고요하고 안색은 아주 맑고 빛납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마치 가을에 열린 대추가 깨끗하고 투명하듯이
고따마 존자의 감각기관들은 참으로 고요하고 안색은 아주 맑고 빛납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마치 방금 줄기에서 떨어진 야자가 깨끗하고 투명하듯이
고따마 존자의 감각기관들은 참으로 고요하고 안색은 아주 맑고 빛납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마치 잠부 강에서 산출된 금을 숙련된 대장장이가 도가니에서 잘 정제하고
잘 두들겨서 장신구로 만든 뒤 빨간 우단 위에 놓았을 때
그것은 빛나고 반짝이고 광채가 나는 것처럼
고따마 존자의 감각기관들은 참으로 고요하고 안색은 아주 맑고 빛납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높고 큰 침상들이 있습니다.
즉 긴 의자, 자리, 긴 털이 달린 깔개, 여러 가지 무늬를 가진 모직 덮개,
흰색 모직 덮개, 꽃무늬의 모직 덮개, 솜으로 가득 채운 침대요,
양쪽에 술 장식이 달린 덮개, 한쪽에만 술 장식이 달린 모직 덮개, 보석이 박힌 덮개,
비단 덮개, 춤추는 소녀들이 사용하던 모직 덮개, 코끼리의 깔개, 말의 깔개, 마차의 깔개,
양털로 만든 깔개, 영양 가죽으로 만든 깔개, 까달리 양 가죽으로 만든 바닥 깔개,
닫집으로 덮인 침상, 양쪽에 빨간 덧베개가 있는 침상입니다.
그런데 고따마 존자께서는 이러한 종류의 높고 넓은 침상들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힘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지 않습니까?"
4.
"바라문이여,
높고 털이 달린 깔개, 여러 가지 무늬를 가진 모직 덮개, 흰색 모직 덮개,
꽃무늬의 모직 덮개, 솜으로 가득 채운 침대요, 양쪽에 술 장식이 달린 덮개,
한쪽에만 술 장식이 달린 모직 덮개, 보석이 박힌 덮개, 비단 덮개,
춤추는 소녀들이 사용하던 모직 덮개, 코끼리의 깔개, 말의 깔개,
마차의 깔개, 양털로 만든 깔개, 영양 가죽으로 만든 깔개, 까달리 양가죽으로
만든 바닥 깔개, 닫집으로 덮인 침상, 양쪽에 빨간 덧베개가 있는 침상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출가자들이 얻기 어려운 것이고, 또 얻더라도 사용하지 않는다.
바라문이여,
여기 세 가지 높고 넓은 침상이 있다.
나는 지금 바로 그것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바라문이여,
천상의 넓고 높은 침상과
범천의 넓고 높은 침상과
성자의 넓고 높은 침상이다.
바라문이여,
이러한 세 가지 높고 넓은 침상이 있어,
내가 지금 바로 그것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다."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어떤 것이 천상의 넓고 높은 침상으로서
고따마 존자께서 지금 바로 그것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습니까?"
"바라문이여,
여기 나는 마을이나 성읍을 의지하여 머문다.
오전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발우와 가사를 수하고 그 마을이나 성읍으로
탁발을 하기 위해 들어간다.
공양을 마치고는 걸식에서 돌아와 숲으로 들어간다.
나는 [앉기 위해] 풀이나 낙엽을 한곳에 모아서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나는
감각적 욕망들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해로운 법[不善法]들을 떨쳐버린 뒤,
일으킨 생각[尋]과 지속적인 고찰[伺]이 있고,
떨쳐버렸음에서 생겼으며, 희열[喜]과 행복[樂]이 있는
초선(初禪)을 구족하여 머문다.
일으킨 생각 [尋]과 지속적인 고찰 [伺]을 가라앉혔기 때문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자기 내면의 것이고, 확신이 있으며, 마음의 단 일한 상태이고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은 없고,
삼매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이 있는
제2선(二禪)을 구족하여 머문다.
그는 희열이 빛바랬기 때문에 평온하게 머물고,
마음챙기고 알아차리며[正念·正知] 몸으로 행복을 경험한다.
[이 禪 때문에] 성자들이 그를 두고 '평온하고 마음챙기며 행복하게 머문다.'고 묘사하는
제3선(三禪)을 구족하여 머문다.
그는 행복도 버리고 괴로움도 버리고,
아울러 그 이전에 이미 기쁨과 슬픔을 소멸하였으므로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으며,
평온으로 인해 마음챙김이 청정한[捨念淸淨]
제4선(四禪)을 구족하여 머문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경행을 하면 그때 나의 경행은 천상의 경행이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서있다면 그때 나의 서있음은 천상의 서있음이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앉는다면 그때 나의 앉음은 천상의 앉음이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눕는다면 그때 나의 누움은 천상의 누움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이 천상의 넓고 높은 침상으로서
내가 지금 바로 그 것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다."
"경이롭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놀랍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고따마 존자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천상의 높고 넓은 침상을 누가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겠습니까?"
6.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어떤 것이 범천의 넓고 높은 침상으로서
고따마 존자께서 지금 바로 그것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습니까?"
"바라문이여,
여기 나는 마을이나 성읍을 의지하여 머문다.
오전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발우와 가사를 수하고 그 마을이나 성읍으로
탁발을 하기 위해 들어간다.
공양을 마치고는 걸식에서 돌아와 숲으로 들어간다.
나는 [앉기 위해] 풀이나 낙엽을 한곳에 모아서 가부좌 를 틀고 상체를 곧추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나는
자애(慈)가 함께하는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자애가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문다.
다시 나는
연민(悲)이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연민이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문다.
다시 나는
더불어 기뻐함(喜)이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더불어 기뻐함이 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문다.
다시 나는
평온(捨)이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평온이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문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경행을 하면 그때 나의 경행은 범천의 경행이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서있다면 그때 나의 서있음은 범천의 서있음이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앉는다면 그때 나의 앉음은 범천의 앉음이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눕는다면 그때 나의 누움은 범천의 누움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이 범천의 넓고 높은 침상으로서
내가 지금 바로 그것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다."
"경이롭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놀랍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고따마 존자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범천의 높고 넓은 침상을 누가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겠습니까?"
7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어떤 것이 성자의 넓고 높은 침상으로서
고따마 존자께서 지금 바로 그것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습니까?"
"바라문이여,
여기 나는 마을이나 성읍을 의지하여 머문다.
오전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발우와 가사를 수하고 그 마을이나 성읍으로
탁발을 하기 위해 들어간다.
공양을 마치고는 걸식에서 돌아와 숲으로 들어간다.
나는 [앉기 위해] 풀이나 낙엽을 한곳에 모아서 가부좌 를 틀고 상체를 곧추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나는 이렇게 꿰뚫어 안다.
'나의 욕망은 제거되었고,
그 뿌리가 잘렸고 줄기만 남은 야자수처럼 되었고 멸절되었고
미래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되었다.
나의 성냄도 제거되었고,
그 뿌리가 잘렸고 줄기만 남은 야자수처럼 되었고 멸절되었고
미래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되었다.
나의 어리석음도 제거되었고,
그 뿌리가 잘렸고 줄기만 남은 야자수처럼 되었고 멸절되었고
미래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되었다.'라고.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경행을 하면 그때 나의 경행은 성자의 경행이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서있다면 그때 나의 서있음은 성자의 서있음이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앉는다면 그때 나의 앉음은 성자의 앉음이다.
바라문이여, 내가 이런 상태로 만약 눕는다면 그때 나의 누움은 성자의 누움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이 성자의 넓고 높은 침상으로서
내가 지금 바로 그것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다."
"경이롭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놀랍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고따마 존자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성자의 높고 넓은 침상을 누가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어려움 없이 얻을 수 있고 많이 얻을 수 있겠습니까?
경이롭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경이롭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마치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시듯,
덮여있는 것을 걷어내 보이시듯,
[방향을] 잃어버린 자에게 길을 가리켜주시듯,
눈 있는 자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주시듯,
고따마 존자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법을 설해주셨습니다.
저희들은 이제 고따마 존자께 귀의하옵고 법과 비구승가에 귀의합니다.
고따마 존자께서는 저희들을 재가신자로 받아주소서.
오늘부터 목숨이 붙어 있는 그날까지 귀의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