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파불교

5. 부파불교의 교학체계

이르머꼬어리서근 2013. 7. 14. 15:51

5. 부파불교의 교학체계

 

아비달마의 전개과정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3단계가 상정되고 있다.

 

그 첫 단계는 아가마 경전 자체 안에

이미 교설을 정리, 조직하거나 해설, 주석하는 소위 "아비달마적 경향"이 나타나 있는 단계이다.

 

둘째는 이 경향이 발전하여 경전 외에 아비달마로 불리는 별개의 문헌이

독립, 발전되어 갔던 시기이다.

 

그리고 셋째는 그 결과 아비달마는 단순히 아가마의 내용을 해석,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초로 하여 장대한 교의체계를 수립했던 시기이다.

 

 

 

 

아비달마 교학은 아가마 교학을 분석하고, 종합함으로써 그 체계를 이루어 갔다.

분석적 방법이란 아가마의 가르침 중 중요한 것을 선택하여 하나 하나 그 의미를 상세히 주석하고 해설하는 것이다.

 

종합적 방법이란 아가마에 수록되어 있는 갖가지 교설을 정리, 안배하는 것을 말한다.

아가마를 종합하는 수속으로는 수와 관계된 교설을 그 수에 따라 一法, 二法, 三法과 같은 순서로

병렬시키는 방법(소위 "法數"에 의한 정리)이며, 또 하나는 가르침의 내용의 주제에 따라 유별하여 배열하는 방법(소위 "相應"에 의한 정리)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독립한 아비달마는 강력하게 발전하여 새로운 문헌들을 성립시켰다.

부파불교에 있어서의 논장의 체계가 공고히 된 것은 4세기경이 되어서이다.

 

이들 부파불교들은 대승불교가 출현하여 그 세력을 확산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당당하게 존재하면서 자신의 교학체계들을 발전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4세기를 지나면서 부파불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지적 완성에 도달하여 그 이후에도 인도에서 무려 800여년은 더 존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큰 진전은 없었다.

 

실론에서 상좌부가 충실히 불교의 전통을 고수하고 있던 방면,

 

인도본토에서는 상좌부의 맥이 끊어지고 상좌부의 일분파로서 서북부의 간다라와 카쉬미르지방에서 성행하던 설일체유부가 사상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4세기 경 바수반두(世親)는 설일체유부의 교의체계를 간결하게 요약한 논서인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명실상부 부파불교의 교학을 대표하는 명저로서 인도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 한국에서도 부파교학의 입문서로 연구되었다.

 

그 내용은 계(), 근(), 세간(世間), 업(), 수면(睡眠), 현성(賢聖), 지(), 정(), 피아(破我)의 9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발지론의 입장을 답습하면서 아비담심론에 따라 수정을 가했다.

 

유부 교의를 체계화함에 있어서 비바사사(주석가)의 설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부파 특히 경량부설까지도 참조하여 비판적 태도로 저술한 점에 특색이 있다.

 

"구사론"이 불교학의 기초이론으로써 오랫동안 평가되어온 것은 그 교의가 정연한 체계로 논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기할 학설은 제법(諸法) 즉, 모든 존재를 5위() 75법()으로 포괄하려는 논리이다.

 

75법이란 존재를 분석하여 얻은 요소들의 전체를 가리키며,

이 존재는 색(), 심(), 심소(心所), 심불상응행(心不相應行), 무위(無爲)의 다섯 가지 범주에 포괄된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구사론은 전 존재를 법에 의해서 분류하였는데

그 법을 존재요소로서 실체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푸른 병은 깨어지면 없어진다.

그러나 그 청색이라고 하는 것은 병이 깨어져도 존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을 자성(自性)을 갖는 것이라고 하며 법()이라고 부른다.

 

 

 

그리하여 유부교학에서는 실재론적 경향을 중시하게 되어

삼세실유 법체항유(三世實有 法體恒有 ; 법의 실체는 과거, 현재, 미래에 있어서 항상 실재한다)를 주장하게 되었고,

이러한 법의 실체화는 후에 대승불교의 용수에 와서 크게 비판받게 되었다.

 

 

부파의 가르침 중에서 가장 강력했고, 또한 대승불교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유부의 교설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유부의 유()의 철학의 이해 없이는

그 안티테제로서의 반야(般若)의 공()의 사상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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