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부파불교의 성격
불교교단의 정계(正系)는 원시교단을 계승하는 부파교단이었다.
즉 부처님의 직제자인 대가섭이나 아난 등에 의해 수지된 불교는
스승으로부터 제자에게로 계승되어 부파교단으로 발전한 것이다.
따라서 부파교단의 불교는 제자의 불교, 배우는 입장의 불교이며 남에게 가르치는 입장의 불교는
아니다.
이러한 수동적인 불교였기 때문에 대승교도로부터 성문승(聲聞乘)이라 불렸다.
성문이란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 즉, 제자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부파불교 교리의 특징은 출가주의라는 점이다.
출가하여 비구가 되고 계율을 엄격하게 지키면서 수행한다.
재가와 출가의 구별을 엄격히 하고, 출가를 전제로 하여 교리나 수행형태를 조직하고 있다.
그리고 부파불교는 은둔적인 승원불교이다.
그들은 승원 깊숙이 숨어서 금욕생활을 하고 학문과 수행에 전념한다.
따라서 가두의 불교는 아니다.
타인의 구제보다는 먼저 자기의 수행의 완성을 목표로 하는 불교이다.
그 때문에 대승교도로부터 소승(小乘)이라고 불리고 천시되었다.
부파의 출가교단은 국왕이나 왕비 또는 대상인 등의 귀의와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카스트제도를 엄격히 지키는 바라문교는 타국의 이민족이나 다른 계급과 자유로이 교제해야만 했던 상인들과 맞지 않았다.
이처럼 국왕이나 장자들의 원조에 의해 승단은 생활걱정없이 출세간주의를 관철하여 연구와 수행에 주력할수 있었으며, 이로써 분석적이고 치밀한 불교교리 즉, 아비달마 불교가 성립할수 있게된 것이다.
이상에서 본 부파불교의 특성은 그 단점과 한계로만 보여지기 십상이다.
사실상 아비달마불교는 종종 불교의 번쇄철학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구사론을 비롯한 아비달마논서를 읽을 때 우리는 지나치게 형식적이며 지나치게 사소한
문제에 관한 논의를 접하게 된다.
그 무수한 술어의 나열을 접하게 되면, 그들의 사상적 노작은 우리들에게는 전혀 무의미하고
비현실적이며 한가한 갈등으로 생각될 것이다.
번뇌를 끊고 행복을 추구한다는 부처님의 본지와는 한참 떨어진 것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사실상 아비달마는 아가마 경전의 어구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으며,
전통적,보수적이거나 분석적, 형식적인 해석에 치우쳐 사상의 청신함과 발랄함을 잃어버린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설법(對機說法, 방편설법)에 의해
단편적, 비체계적으로 설해진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불교의 기초적인 관념을 추출하고
이를 조직하여 장대한 사상적 건축물을 세운 것은 확실히 아비달마 논사의 공적이었다.
그들의 이러한 업적이 없었다면 후의 중관학설, 유가유식설 등의 대승불교철학의 출현은
불가능하였거나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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