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행위란 무엇인가.
팔정도의 네 번째 항목으로서
옳지 않은 행위를 멀리하고 옳은 행위만을 잘 구별하여 실천하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이것은 계율의 준수와 깊은 관련을 지닌다.
우리는 바른 행위가 전제될 때 본격적인 명상의 실천으로 옮겨갈 수 있다.
“유익한 법(善法)의 처음은 무엇인가.
계율의 청정이며 견해의 올바름이다.
비구여, 이와 같이
비구가 계율이 청정하고 견해가 올바르다면
계율에 의지하고 계율 위에 서서 사념처(四念處)를 닦아야 한다(SN. V. 143).”
경전에서는 바른 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바른 행위란 무엇인가.
1) 살생으로부터 떠나는 것,
2) 주지 않은 것을 취하는 것으로부터 떠나는 것,
3) 감각적 쾌락에 빠진 음란한 행위로부터 떠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바른 행위라 한다(DN. II. 312).”
이와 같이 바른 행위는 붓다의 제자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수칙들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준수는 자발적 의지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
‘대사십경’에서는 바른 행위 또한 두 가지로 구분한다.
“비구들이여,
바른 행위에 대해 나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비구들이여,
공덕은 있으되 번뇌가 남아 집착의 결과가 따르는 바른 행위가 있다.
또한 비구들이여,
거룩하고 번뇌가 없는 출세간의 도의 요소에 해당하는 바른 행위가 있다(MN. III. 74).”
전자는 재가자에게 초점을 맞춘 가르침으로
의도적인 노력(精進)과 마음지킴(念)을 통해 닦아 나가야 한다.
반면에 후자는 멸성제 혹은 열반을 실현한 이들에게 드러나는 거룩한 행위이다.
‘번뇌가 남아 집착의 결과가 따르는 바른 행위’는 앞서 언급한 3가지 수칙과 동일하다
(MN. III. 74).
그런데 이것은 재가신도 일반에게 요구되는 오계(五戒)보다 더욱 간결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주목을 끈다.
따라서 이것은 주변 여건에 상관없이 웬만하면 지켜나갈 수 있다.
애매한 상황에 처해 “과연 술을 마셔야 하는가” 혹은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두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그대로 지킬 수 있는 최소한 수칙들이 이 경우의 바른 행위이다.
반면에 ‘거룩하고 번뇌 없는 출세간의 바른 행위’는 다음과 같다.
“거룩한 마음, 번뇌 없는 마음, 거룩한 길의 요소를 갖춘 자가 거룩한 길을 닦았을 때
세 가지 악한 신체적 행위로부터의 벗어남과 멀리함과 물러남이 생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거룩하고 번뇌 없는 출세간의 도의 요소에 해당하는 바른 행위이다(MN. III. 74-75).”
재가자의 경우 살생과 도둑질과 성적 문란이라는 세 가지는 의지적인 제거의 대상이 된다.
반면에 번뇌를 소멸한 거룩한 이들은 닦음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것들로부터 멀어진다.
살다가 보면 누구든 부적절한 상황에 처하여 가슴 한 켠의 말 못할 비밀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만약에 그것이 세 가지 악한 행위에 관련된 것이라면 적절한 참회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시는 그러한 악행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세워야 할 것이다.
목숨을 버릴 지라도 이것만큼은 허물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소소한 잘못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허둥댈 필요 없이 훌훌 털어낼 수 있다.
팔정도가 규정하는 바른 행위를 저촉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팔정도의 바른 행위는 결코 복잡하거나 거창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할 이유가 없다.
바른 행위에 포함된 세 가지는 모든 계율항목 가운데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떳떳하다면 최소한 팔정도의 한 항목은 이미 실현한 셈이다.
우리는 이러한 자신감으로 명상의 실천에 매진해 나가야 하며, 또한 스스럼없이 살아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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