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가니까야(長部)/D2.사문과경-출가의 결실 18가지

6-4. 빠꾸다 깟짜야나 - 영속하는 일곱 가지 몸이 있을 뿐

이르머꼬어리서근 2009. 8. 9. 14:09

 

25.

   "세존이시여,

    한번은 빠꾸다 깟짜야나를 만나러 갔읍니다.

    만나러 가서 빠꾸다 깟짜야나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읍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곁에 앉아서 저는 빠꾸다 깟짜야나에게 이렇게 말하였읍니다.

 

   '깟짜야나 존자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읍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용사, 동체갑옷 입은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읍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사문·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깟짜야나 존자여, 당신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하실 수 있습니까?'"

 

 

 

 

26.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묻자

    빠꾸다 깟짜야나는 제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일곱 가지 몸들이 있나니,

    만들어지지 않았고, 만들어진 것에 속하지 않고,

    창조되지 않았고, 창조자가 없으며,

    생산함이 없고, 산꼭대기처럼 움직이지 않고, 성문 앞의 기둥처럼 견고하게 서있습니다.

    그들은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서로서로에게 즐거움도 괴로움도 그 둘 모두도 주지 못합니다.

 

 

    무엇이 일곱인가요?

    땅의 몸, 물의 몸, 불의 몸, 바람의 몸, 즐거움, 괴로움, 그리고 일곱 번째로 영혼입니다.

 

    이들 일곱 가지 몸이 있나니,

    만들어지지 않았고, 만들어진 것에 속하지 않고,

    창조되지 않았고, 창조자가 없으며,

    생산함이 없고, 산꼭대기처럼 움직이지 않고, 성문 앞의 기둥처럼 견고하게 서있습니다.

    그들은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서로서로에게 즐거움도 괴로움도 그 둘 모두도 주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죽이는 자도 없고 죽이게 하는 자도 없고

    듣는 자도 없고 말하는 자도 없습니다.

    아는 자도 없고 알게 하는 자도 없습니다.

 

    날카로운 칼로 머리를 자른다고 해도 누구도 누구의 생명을 빼앗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칼이 이 일곱 가지 몸들의 가운데로 통과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라고."

 

 

 

27.

   "세존이시여, 참으로 저는 빠꾸다 깟짜야나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다른 것으로 다른 것을 설명했읍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망고 나무에 대해서 물었는데 빵나무를 설명하고

    빵나무에 대해 물었는데 망고를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저는 빠꾸다 깟짜야나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다른 것으로 다른 것을 설명했읍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제게는

   '어찌 나 같은 왕이 나의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을 경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읍니다.

 

    그래서 저는 빠꾸다 깟짜야나의 말을 기뻐하지도 않았고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은 채, 마음이 언짢았지만 언짢은 것에 대한 어떤 말도 내뱉지 않고,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냉소하지도 않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