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가니까야(長部)/D2.사문과경-출가의 결실 18가지

6-6. 산자야 벨랏티뿟따 - 애매모호함

이르머꼬어리서근 2009. 8. 9. 15:03

 

31.

   "세존이시여,

    한번은 산자야 벨랏티뿟따를 만나러 갔읍니다.

    만나러 가서 산자야 벨랏티뿟따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읍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곁에 앉아서 저는 산자야 벨랏티뿟따에게 이렇게 말하였읍니다.

 

   '산자야 존자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읍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용사, 동체갑옷 입은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읍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사문·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산자야 존자여, 당신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하실 수 있습니까?'"

 

 

 

32.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묻자

    산자야 벨랏티뿟따는 제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1) 만일 당신이

       '저 세상이 있소?' 라고 내게 묻고,

        내가 '저 세상은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저 세상은 있다.'라고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그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다르다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다라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지 않다고도 하지 않습니다.

 

 

   2) 만일 당신이

     '저 세상이 없소?' 라고 내게 묻고,

       내가 '저 세상은 없다.'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저 세상은 없다.'라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그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다르다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다라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지 않다고도 하지 않습니다.

 

 

   3) 만일 당신이

      '저 세상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오?' 라고 내게 묻고,

       내가 '저 세상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저 세상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라고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그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다르다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다라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지 않다고도 하지 않습니다.

 

 

   4) 만일 그대가

      '저 세상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오?' 라고 내게 묻고,

       내가 '저 세상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저 세상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그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다르다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다라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지 않다고도 하지 않습니다.

 

 

 

  5) '화생(化生)은 있소?'…

  6) '화생(化生)은 없소?'…

  7) '화생(化生)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오?'

  8) '화생(化生)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오?'

 

 

 

  9) '잘 지은 업과 잘못 지은 업의 결실(果)과 과보(果熟)는 있소?'

 10)'잘 지은 업과 잘못 지은 업의 결실(果)과 과보(果熟)는 없소?'

 11)'잘 지은 업과 잘못 지은 업의 결실(果)과 과보(果熟)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오?'…

 12)'잘 지은 업과 잘못 지은 업의 결실(果)과 과보(果熟)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오?'…

 

 

 

 13)'여래는 사후에도 존재하오?'

 14)'여래는 사후에는 존재하지 않소?'

 15)'여래는 사후에는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하오?'…

 16) 만일 당신이

      '여래는 사후에는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오?' 라고 내게 묻고,

       내가 '여래는 사후에는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여래는 사후에는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그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다르다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다라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지 않다고도 하지 않습니다.'라고."

 

 

 

33.

   "세존이시여, 참으로 저는 산자야 벨랏티뿟따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애매모호함을 설명했읍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망고 나무에 대해서 물었는데 빵나무를 설명하고

    빵나무에 대해 물었는데 망고를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저는 산자야 벨랏티뿟따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애매모호함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제게는

   '어찌 나 같은 왕이 나의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을 경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산자야 벨랏티뿟따의 말을 기뻐하지도 않았고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은 채, 마음이 언짢았지만 언짢은 것에 대한 어떤 말도 내뱉지 않고,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냉소하지도 않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