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노래, 그의 이야기/그의 야그

화엄경을 쉰 이유

이르머꼬어리서근 2008. 12. 31. 10:01

 

 

 

뒤를 보니,,,

회엄경 80권을 시작하다,,,

겨우 2권에서 머물렀군요.

2008.3월에 시작했다가 5월에 쉬었읍니다.

 

바쁜 일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한가닥 마음에 걸림도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역시 중요한 사단은 그 마음의 걸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마힐거사의 그 광대한 변설은 대승의 경계를

끝없이 펼친 것이다고 할 수 있겠는데,,,,

항상 의문은 어쩌다 그 양반이 그렇게 되었을까?라는....

그 自在함은 뿌리가 무엇이었던가 하는 의문이었읍니다.

 

문답에서 드문드문 나와서

사람을 놀래키기도 합니다만

그러한 힘의 원천을 가져오는 요체가 무엇인지 궁금했읍니다.

 

서원을 세우다 보니

저의 서원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 줄 알았고

서원이란 한 번 세우면 "지금 목이 떨어질 지언정 물러설 수는 없는 것" 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저는 아침에 서원을 세우면, 출근하면서 바로 변절합니다  ㅋㅋㅋ)

그 또한 대단한 것은 아니어서

이미 다녀가신 많은 분들이 그 길을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읍니다.

 

 

항상 관세음보살을 염하고 다녔는데,,,,

그래서 그 요체에 대한 의문이 일어나서

화엄경을 쉬고는

「관세음보살수기경」을 보았읍니다.

 

관세음보살님이 수기를 받게된 經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 중 두 구절이 마음을 찡 울립니다.

 

첫째는 위덕왕이 선정에서 깨어나서

두 동자(두 연꽃)과 대화하는 장면입니다.

(한명은 관세음보살이요, 또 한명은 대세지보살입니다, 위덕왕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신입니다)

 

"그 때 저 위덕왕이 선정에서 깨어나서

두 동자가 연화장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게송으로 물어 보기를 
 

     그대는 천왕인가, 용왕인가,

     야차인가, 구반다인가,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원컨대 그 이름을 말해 주구려.


 

 그때 왕 오른쪽에 있던 동자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느니라. 


 

     모든 법이 공()하거늘

     어찌하여 이름을 묻는가?

     과거의 법은 이미 멸하였고

     미래의 법은 아직 생기지 않았다네. 


 

     현재의 법은 머물지 않으니

     그대는 누구의 이름을 묻는가?

     공한 법은 천신도 아니요

     용도 아니요 나찰도 아니며

     사람이나 사람이 아닌 것도 아니라네.

     이것은 모두 얻을 수 없는 것이라네.


 

  왼쪽의 동자는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이름 지어 부르는 것은 모두 공하니

     이름 지어 부르는 것을 얻을 수도 없다네.

     모든 법이 이름이 없는데

     그 이름을 묻고 있네.


 

     진실한 이름을 구하려 하니

     일찍이 듣고 본 바 없다네.

     생한 법은 곧 멸하니

     어찌하여 이름을 묻는가?


 

     이름과 말을 설하는 것은

     모두 방편일 뿐이라네.

     나는 보의라 하고

     저쪽은 보상이라 이름하네. "

 

 

라고 하는 묘한 문답입니다.

마음에 울리는 바는 있으나,,,,

어찌하여 저런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문답을 즉설적으로 할 수 있게되는가는

여전히 알듯말듯한 것입니다.

여하튼 관세음보살의 大慈悲의 서원과 내력과 그 나중을 얘기하는 경이었읍니다.

 

 

 

둘째는 같은 선상의 얘기가 되겠읍니다만

그 서원에 있어서 「무량수경」에

법장비구(나중에 아미타불이 되시는 분인데,,,관세음보살과 득대세보살이 협시하는 분)가

세자재왕여래에게 법구하는 방법을 여쭙는 장면인데,,,,

 

그 때 세자재왕여래께서는

법장 비구의 높고 밝은 뜻과 서원이 심오하고도 광대한 것을 아시고는
법장 비구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셨느니라.

 


   '비유하면 큰 바다에서 한 사람이 적은 양이라도 억 겁의 세월 동안 퍼내면

    마침내 바닥에 닿아 미묘한 보배를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이,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정진하여 부처님 도를 구하기를 쉬지 않으면

    마땅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니, 어떠한 소원도 이루지 못할 것 없느니라.'

 

 

라는 장면입니다.

법을  구하는데 다른 방법이 없고

"그냥 바닷물을 계속 퍼냈듯이 하면 된다"라는 말씀인데요 ㅋㅋㅋ

이 장면에서 너무 황당하여 그냥 웃고 말았읍니다.

 

 

 

대자비를 일으키신 내력과 그 서원의 굳고 뿌리깊음을

약간이라도 알게되니

여튼 그 분들의 자재한 방편이 어다서 나오는지 궁금했읍니다.

 

해서 관세음보살수기경 다음엔

「허공장보살경」을 보기 시작했읍니다.

 

 

 

十地보살(그러니까 10단쯤 되는 초고수라고나 할까요?)이

석가모니 여래께 법을 청하는 장엄한 장면이 나옵니다.

 

初地의 보살 저지르는 여덟가지 중죄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읍니다만,,,,

 

무엇보다도 상당 긴 Open 戰 뒤에 ㅋㅋ

(ㅎㅎㅎ 보살들끼리 옥신각신합니다)

드뎌 물어보는 장면입니다.

이 부분 역시 참 거시기 하더군요....

 

  "세존이시여, 지금 이 세계는 중생들이 5탁(濁)으로 다 물들어 있습니다.

   어떤 방편으로 불사(佛事)를 일으켜야 하는 것입니까?"

 

그 때에 세존께서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중생들의 모든 탐욕과 다툼은  

   다 감관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므로
   그 감관을 다 수습하면 

   문득 해탈에 이르리라.

 

 

왜 거시기 하냐면

십지보살의 의문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답변이 무슨 으리번쩍한 역시 알 수 없는

경계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소박하기 짝이 없는 한 마디로 답을 주시더란 거죠...

 

"그 감관을 다 수습하면".

 

 

 

해서 저의 길은 점점

화엄경에서 멀어져 갑니다.

결국 돌아올 집일지는 몰라도,,,,,,

나무대방광불화엄경일지는 몰라도,,,,,,

집문 앞에서 문을 열려다

아직은 집에 들어갈 처지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감관의 수습"에 이르러서,,,,,

소위 대승의 경전들은

저 멀리 보이는 히말라야의 산맥들과 같은

그림의 떡임을 짐작케 되었읍니다.

 

그건 나란타 불교대학 초고수들의 대딩들 얘기고

초딩들이 해야할 산수부터 하지 않으면

결국은 미적분의 세계에서는

요체를 놓치고 있기 때문에

놀림감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 거죠....

 

 

육근(眼,耳,鼻,舌,身,意)으로 정보를 취득하게 되는 이 넘의 메카니즘이

자만과 욕심으로 가득한 저만의 독특한 해석 방법으로

색,수,상,행,식(form, feeling, perception, formation, consiousness)을 통해

실상을 어떻게 오역하고, 어떻게 제가 만든 거기에 걸려 제가 꼼짝 못하고 있는지

여실히 안 다음에야 뭔 지랄을 하더라도 하게 되는 것이다라는 것에...

착안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허니.....

제가 공부해야 할 것은,,,,

유마의 장괄설이나,,,,,눈멀고 귀먼다는 나무대방광불화엄경이 아니라,,,,

아함경, 법구경에 수도 없이 자세히 밝히신

그 초기의 "감관의 수습"  혹은 "마음이란 무엇인가"하는

기본적인 질문에 먼저 천착하고

거기에서 자유로을 줄 알아야 한다는 데

도달하는데  한 반년이 걸린 셈입니다.

 

 

 

해서,,,,

몇 가지 중간 물음을 끝내고,,,,

화엄경을 저 멀 리 접어두고,,,,,,,

아함경을 집어들게 되었읍니다.

 

비로소,,,,

소승의 지난한 자기성찰이 첫번째 넘어야할 고개임을 알게되었고,,,,

허나 이곳에서 출발할지언정 대자비의 대승에 이르지 못하면 그 또한 황임을 짐작케되었고,,,,

마음이 방일하면 자칫 헛것에 빠져 풀뿌리 같은 선근도 다 없어지리니

티벳의 형님들이 잘 지켜 왔듯

자나깨나 염불과 수행에 임해야함을 짐작케 되었읍니다.

 

 

 

 

이상과 같이,,,,,

화엄경을 쉬게 된 데는,,,,,,

소생의 공부가 아예 천박한데 그 연유가 있사온 즉,,,,,

諸座들 께서는,,,,

깊히 통촉하여 주시기 바라옵나이다.....()

 

 

 

 

 

2008년이 지나갑니다.

새해에는,,,,,

삼천대천세계 諸位께서

억겁 그물에서 벗어나셔서,,,,,

大自有하시고,,,,,즐거움에 가득차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세상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 한 물건 왜 있는가?

그대 일을 내가 알랴?

거시이 참 머시기네

그람 당쉬이는 와 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