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音寺/유마경(維摩經)을 읽다

3.제자품(弟子品)-10: 아난/부처님의 병

이르머꼬어리서근 2007. 3. 19. 13:18

 

부처님은 다시 아난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아난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사람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옛적에 세존께서 약간 병환이 계시어 우유를 쓰게 되옵기에
제가 바루를 들고 바라문의 집에 가서 문앞에 서 있었더니

그 때에 유마힐이 와서 내게 말하기를,
여보시오,아난님. 어찌하여 이 이른 새벽에 바루를 들고 여기 있나이까? 하기에

저는 세존께 약간의 병이 나시어 우유를 쓰게 되었으므로 여기 와 있노라 대답하였더니

유마힐이 또 말하기를, 그 무슨 말씀이오, 아난님.
그런 말씀 마시오 여래의 몸은 금강과 같은 몸이라
모든 나쁜 짓은 이미 끊어졌고 여러가지 선한 일만 모이었거늘
무슨 병이 있으며 무슨 괴로움이 있으리요,

잠자코 가시오. 아난님,
여래를 비방하지 마시요.
다른 사람이 이 추한 말을 듣지 않게 하며
큰 위덕을 지닌 하늘 사람들이나 다른 정토에서 온 보살네로 하여금 이런 말을 듣게 하지 마시오.


아난님,
전륜성왕은 적은 복력을 가지고도 오히려 병이 없는데
어찌 하물며 여래의 한량없는 복력과 많은 공덕이겠오.

어서 가시오. 아난님,
우리들로 하여금 이런 수치를 받게 하지 마시오.

외도와 바라문들이 이 말을 들으면 생각하기를

소위 스승이라고 하면서 제 병도 고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의 병을 고치리요. 하리니

가만히 어서 가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 알지 못하게 하시오.



아난님,

부처님의 몸은 법의 몸이시고 애정과 탐욕으로 된 것이 아니며

부처님은 이 세상에 가장 높은 이어서 삼계에서 뛰어 나셨으며

부처님 몸은 생사에 빠지지 아니 하시므로 모든 번뇌가 이미 없어졌으며

부처님의 몸은 세간을 뛰어났으므로 나고 죽음에 떨어지지 아니 하시나니

이러한 몸으로 무슨 병이 있겠오.

하더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때에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서 속으로 생각하기를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면서 잘못 듣지나 않았는가 하였더니

공중에서 소리가 있어 외치기를

'아난이여,거사의 말과 같건마는

 오탁악세에 나셨으므로 이런 일을 나타내어 중생을 구제하려 하시는 것이니
 부끄러워 하지 말고 어서 우유를 가지고 돌아가시오.'

하더이다.

세존이시여,
유마힐의 지혜와 변재가 이와 같으므로 저는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이렇게 오백제자들이 제각기 지난 일과 유마힐이 하던 말을 부처님께 사뢰고

모두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