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 해주신 첫 번째 비유만으로도 마음이 흡족하고 크게 기뻤습니다.
그래도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세존의 이런 답변을 듣고 싶어서 세존과는 반대 입장을
취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이롭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놀랍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마치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시듯,
덮여있는 것을 걷어내 보이시듯,
[방향을] 잃어버린 자에게 길을 가르켜주시듯,
눈 있는 자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주시듯,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법을 설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세존께 귀의하옵고 법과 비구 승가에 귀의합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주소서. 오늘 부터 목숨이 붙어 있는 그날까지 귀의하옵니다."
16.
"장자여, 심사숙고한 연후에 행하라. 그대와 같은 유명한 사람은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장자여, 심사숙고한 연후에 행하라. 그대와 같은 유명한 사람은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씀하시니 저는 더욱더 마음이 흡족하고 기쁩니다.
세존이시여,
다른 외도들은 저를 제자로 얻으면 '우빨리 장자는 우리의 제자가 되었다.'라고
온 날란다에 깃발을 드날릴 것입니다.
그런데도 세존께서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장자여, 심사숙고한 연후에 행하라. 그대와 같은 유명한 사람은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다.'라고.
세존이시여, 이런 저는 두 번째에도 세존께 귀의하옵고 법과 비구 승가에 귀의합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주소서. 오늘 부터 목숨이 붙어 있는 그날까지 귀의하옵니다."
17.
"장자여,
그대의 가문은 오랜 세월 니간타들을 후원해왔다.
그러니 그들이 오면 음식을 공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이처럼
'장자여, 그대의 가문은 오랜 세월 니간타들을 후원해왔다.
그러니 그들이 오면 음식을 공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하시니
저는 더욱더 마음이 흡족하고 기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처럼
'사문 고따마는 '나에게만 보시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시하면 안된다.
나의 제자들에게만 보시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제자들에게 보시하면 안된다.
나에게 보시한 것은 큰 과보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보시한 것은 큰 과보가 없다.
나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큰 과보가 있다.
다른 사람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큰 과보가 없다.'라고 말한다.'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제게 니간타들에게도 보시할 것을 격려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런 저는 세 번째에도 세존께 귀의하옵고 법과 비구 승가에 귀의합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주소서. 오늘부터 목숨이 붙어 있는 그날까지 귀의합니다."
18.
그러자 세존께서는 우빨리 장자에게 순차적인 가르침을 설하셨다.
1) 보시의 가르침,
2) 계의 가르침,
3) 천상의 가르침,
4) 감각적 욕망들의 재난과 타락과 오염원,
5) 출리의 공덕
을 밝혀주셨다.
세존께서는 우빨리 장자의
마음이 준비되고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마음의 장애가 없어지고 마음이 고무되고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겼음을 아시게 되었을 때
부처님께서 직접 얻으신
6) 괴로움[苦]과 일어남[集]과 소멸[滅]과 도[道]라는 법의 가르침을 드러내셨다.
마치 얼룩이 없는 깨끗한 천이 바르게 잘 염색되는 것처럼 그 자리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모두 멸하기 마련이다[集法卽滅法].'라는
티끌 없고 때 없는 법의 눈[法眼]이 우빨리 장자에게 생겼다.
그때 우빨리 장자는
법을 보았고, 법을 얻었고, 법을 체득했고, 법을 간파했고,
의심을 건넜고, 혼란을 제거했고, 무외를 얻었고,
스승의 교법에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이제 물러가겠습니다. 저희는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장자여, 지금이 적당한 시간이라면 그렇게 하라."
19.
그러자 우빨리 장자는 세존의 설법을 기뻐하고 감사드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절을
올리고 오른쪽으로 돌아 [경의를 표한] 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가서는 문지기를 불러서 말했다.
"착한 문지기여,
오늘부터 니간타의 남자 신도들과 니간타의 여자 신도들에게는 문을 닫고
세존의 비구들과 비구니들과 청신사들과 청신녀들에게는 문을 연다.
만일 니간타가 오면 그대는 그에게 이와 같이 말해야 한다.
'존자시여, 멈추십시오. 들어가지 마십시오.
오늘부터 우빨리 장자는 사문 고따마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니간타의 남자 신도들과 니간타의 여자 신도들에게는 문을 닫고
세존의 비구들과 비구니들과 청신사들과 청신녀들에게는 문을 열었습니다.
존자시여, 만일 탁발을 위해서 오셨으면 여기 서 계십시오. 이곳으로 가져오겠습니다.'라고."
"알겠습니다, 주인님."이라고 문지기는 우빨리 장자에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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