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진암(識盡庵)/부처님,그분-The Buddha

8. 무지가 군림하는 이 세상에서 불사(不死)의 북을 !!!

이르머꼬어리서근 2012. 9. 16. 15:39

 

 

 세존께서 보리수 근처에 홀로 계실 때 다음과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깨달은 이 법(法, Dhamma)

 

 1) 심오하여 알아차리기도 이해하기도 힘들며,

 2) 평화롭고 숭고하며,

 3) 단순한 사유의 영역을 넘어서 있고,

 4) 미묘하여 오로지 현자만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감각적 쾌락을 좋아하여 그 즐거움에만 탐닉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이 진리, 즉 1) 연기법을 알아차리기는 어려우리라.  또한

 

 

 2) 모든 조건 지어진 것[]정지(靜止),

 3) 일체의 생성요인(upadhi)방기(放棄),

 4) 갈애소진,

 5) 탐욕을 멀리함[離慾 virāga],

 6) 멸진(滅盡 nirodha),

 7) 열반

 

 알아차리기는 어려우리라.

 

 

 설혹 내가 법을 가르친다 하더라도

 아무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번거롭고 피곤할 것인가.”26)


 이와 같은 생각을 하자 부처님께서는 법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불안(佛眼)27)으로 세계를 둘러보니,

 

 1) 사람들 가운데에는 눈이 엷게 가려진 사람두텁게 가려진 사람도 있고,

 2) 근기가 높은 사람낮은 사람도 있고,

 3) 선량한 자질을 가진 사람, 나쁜 자질을 가진 사람,

 4) 가르치기 쉬운 사람, 어려운 사람,

 6) 현재의 그릇된 행동 때문에 위험에 당면하고 있는 사람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두루 섞여 있는 것이 여실하게 보였다.

 

 


 이리하여 마침내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장중한 말씀으로 법을 기꺼이 설하실 뜻을 천명하셨다.


불사(不死)의 문은 열렸도다. 귀 있는 자들은 기대할지니라. ;

 Apārutā tesaṁ amatassa dvārā Ye sotavanto pamuñcantu saddhaṁ”28)

 

 

 


 누구부터 법을 가르칠까 생각해 보니,

 옛날 스승이었던 알라라 깔라마웃다까 라마뿌따가 생각났다.

 그들이 현명하고 식견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안으로 살펴보니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전에 동료였던 다섯 수행자들에게 진리를 가르쳐 주기로 마음을 정하셨다.

 그들은 아직도 소득없는 극단적인 고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들이 베나레스의 이시빠따나29)에 있는 녹야원에 머물고 있는 것을 아시고

 세존께서는 베나레스까지 약 150마일의 도보 여행을 시작하셨다.

 

 

 

 가야를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노상에서 우빠까라는 수행자와 마주쳤는데,

 그 사람은 세존의 거룩하신 모습에 감동한 나머지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당신의 스승은 누구십니까? 당신은 어느 분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습니까?

 


그때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나에겐 스승이 없고,

 지상에도 천상에도 나와 동등한 존재는 없도다.

 

 나는 비길 데 없는 스승이며, 아라한이며,

 나 혼자만이 가장 높이 깨달았도다.

 

 모든 번뇌를 끄고

 열반의 고요를 이루었도다.

 

 나는 법의 바퀴[法輪] 굴리러

 까아시의 도성(베나레스)으로 가노라.

 

 무지가 군림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나는 불사(不死)의 북을 울릴 것이니라."

 

 

 

“벗이여! 당신은 일체의 승리자라는 말이군요.”하고 우빠까는 말했다.

 

 

 이에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번뇌의 멸진을 이룬 사람들, 실로 그들이야말로 바로 나와 같은 승리자이노라.

 일체의 악을 나는 정복했노라. 그래서 나는 승리자로다.”

 

 

 우빠까는 머리를 흔들고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럴는지도 모르지요.”

 그러고는 딴 길로 떠나가 버렸다.

 

 

 


 부처님은 길을 따라 여행을 계속하시어 마침내 이시빠따나의 녹야원에 도착하셨다.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멀리서 본 다섯 고행자들은 서로 수군거렸다.

 

“벗들이여! 저기 고행자 고따마가 오고 있소.

 그는 고행을 포기하고 호사스런 생활로 되돌아간 사람이오.

 그가 오면 아무런 인사도 하지 맙시다.”

 

 

 그러나 부처님이 가까이 다가가시자

 그들은 부처님의 위엄에 눌리어 자신들의 애당초 생각을 지킬 수 없었다.  

 

 한 사람은 마중 나가 발우와 가사를 받아 들었고,

 다른 사람은 자리를 준비하고,

 또 다른 사람은 씻을 물을 가져다 드렸다.

 

 마련해 드린 자리에 부처님께서 앉으시자, 다섯 고행자들은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며,

 예전처럼 동등한 입장에서 ‘벗이여(āvuso)!’ 하고 인사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여래(如來)를 벗이라는 말로 불러서는 안 되느니라. 비구들이여!

 

 여래는 (해야 할 일을) 해 마친 사람[應供:아라한]이며,

 위없는 높은 깨달음을 성취한 사람[無上正等覺者]이니라.

 

 

 잘 들어라! 비구들이여,

 불사(不死)는 성취되었도다.

 나 이제 그대들에게 가르쳐줄 것이다. 그대들에게 법을 설해 주겠노라.

 

 나의 가르침을 따르면,

 그대들은 바로 이 생에서 그대들 스스로의 힘으로

 출가수행의 목적인 무상(無上)의 청정을 깨닫고 실현하게 될 것이니라.”

 

 

 

 그러자 다섯 사문은

벗, 고따마여! 당신은 이전에 그처럼 금욕과 고행, 그리고 자기학대를 격렬하게 할 때도

 초인적 눈과 지혜를 얻지 못했소.

 

  이제 고행을 포기하고 사치와 방종에 빠진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어떻게 초인의 눈과 지혜를 얻었다는 말이오.” 하고 반문했다.

 

 


 그러자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여래는 정진을 그만 두고 사치와 풍요의 생활로 돌아선 적이 없노라.

 여래는 해 마친 사람이며 지고한 각자이니라.

 

 잘 들으라, 비구들이여.

 불사(不死)성취되었노라.

 내가 그대들을 가르치겠노라. 법을 그대들에게 설해 주겠노라.

 

 


 두 번째도, 비구들은 부처님께 똑같은 말을 하였고, 부처님도 똑같은 대답을 하셨다.

 

 세 번째도 비구들은 똑같은 반문을 하였다.

 

 부처님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태도를 바꾸려 들지 않았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일찍이 내가 그대들에게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는지 말해보라.

 

 이와 같이 간절하신 부처님 말씀에 감복한 다섯 고행자들은 비로소 승복하게 되었다.

 

 

“아닙니다.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최상의 현자, 자신을 조어(調御)하신 분께서는

 참을성과 친절로, 지혜와 방편으로 다섯 고행자의 마음을 조복시켰다.

 

 부처님의 말씀에 감복하고 확신을 갖게 된 사문들은 드디어 가르침을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