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진암(識盡庵)/부처님,그분-The Buddha

3. 네 가지 충격적인 체험

이르머꼬어리서근 2012. 9. 2. 13:21

 

 

 왕자가 장성하자

 부왕은 아들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어 왕실의 훌륭한 후계자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현자 콘단냐의 충격적인 예언이 항상 뇌리를 떠나지 않았고

 정말 어느 날엔가 왕자가 훌쩍 집을 떠나 고행자의 떠돌이 생활로 뛰어들까봐 두려운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당시의 관습대로 왕자를 열여섯 살 어린 나이에

 꼴리야 성의 수빠붓다 왕과 빠미따 왕비의 외동딸이며

 왕자의 외사촌인 아름다운 야소다라 공주와 결혼시켰다. 공주는 왕자와 동갑이었다.

 

 


 왕자의 생활은 참으로 호사스러웠다.

 기록에 의하면 왕자는 인도의 세 계절에 맞는 궁전을 각기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세속생활의 즐거움이라면 무엇 하나 빠진 것이 없는 가운데 춤과 노래, 사치와 쾌락에 파묻혀

 괴로움이라고는 전혀 모르고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듯 아들을 쾌락 속에 묻히게 하여 세속에 붙잡아 두려는 부왕의 노력도 결국에는 허사였다.

 호기심어린 아들의 눈으로부터 인생의 모든 고(苦)를 감추려는 숫도다나 왕의 노력은

 오히려 싯닷타 왕자의 탐구심만 키워 주어

 결과적으로 진리와 깨달음을 구하려는 결의를 더욱 굳혀 줄 따름이었다.

 철이 들면서 왕자는 차츰 세상의 비애에 대하여 눈을 뜨기 시작했다.

 

 


 어느 날 왕자가 마부 찬나를 데리고 왕실 정원으로 놀러가다가

 일찍이 보지 못했던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노쇠한 한 늙은이가 기력이 완전히 쇠잔하여 슬픈 목소리로 울부짖고 있었다.

“왕자님, 도와주세요. 나를 일으켜 세워주세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 집에도 못가고 죽을 것 같아요.”8)

 이것이 왕자가 경험한 최초의 충격이었다.

 

 

 또 두 번째는

 가죽과 뼈만 앙상하게 남은 버림받은 한 사내의 모습을 본 것이었다.

 병 때문에 전신의 기력이 탈진되어 인간다운 우아함이나 기쁨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비참한 모습이었다.9)

 

 

 세 번째로는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어깨에 메고 화장터로 가면서 비통해 하는 어느 친족들의 장례행렬

 만난 것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이런 비참한 광경들에 왕자는 엄청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마부의 말에 의하면 그 자신도, 사랑하는 아내 야소다라도,

 그 밖의 모든 친척들도, 아니 그 누구도 예외없이 늙고, 병들고, 죽기 마련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런 일이 있은 지 며칠 되지 않아 왕자는 한 출가 사문과 마주치게 되었다.

 사문은 시선을 아래로 한 채 앞만 바라보며 신중한 걸음걸이로 고요하고도 침착하게,

 초연하고도 걸림없는 당당한 자세로 걷고 있었다.

 왕자는 사문의 평온한 모습에 깊이 감동되었다.

 

 

 찬나는 이 사문이, 생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진리를 찾아서

 청정한 삶을 살고자 집을 떠나 세속을 등진 사람이라고 일러주었다.

 

 순간 왕자의 마음속에 출가에 대한 깊은 생각들이 섬광처럼 떠올랐다.

 왕자는 깊은 사색에 잠긴 채 궁중으로 발길을 돌렸다.

 고뇌와 번민에 싸여 답답하기만 하던 마음속에 마침내 한 가닥 서광이 비쳐든 것이다.

 

 궁궐 밖 세상을 접하면 접할수록 이 세상에서는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왕자는 더욱 더 확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궁궐에 채 도착하기도 전에 야소다라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나에게 장애(Rāhula)10)가 생겼구나’ 라고 말하면서 왕자는 궁궐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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