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에 사리불이 속으로 생각하기를,
『끼니때가 되려 하는데 이 여러 보살들이 어디서 밥을 먹을 것인가?』
했더니,유마힐이 그의 생각함을 알고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팔해탈 말씀하신 것을 스님이 받자와 행하거늘,
어찌 밥 먹을 생각을 섞어서 법문을 들으려 하는가.
만일 밥을 먹고자 하면 잠깐만 기다리라. 처음 보는 음식을 자시게 하리다.』
하고 유마힐이 삼매에 들어서 신통으로써 대중에게 보이었다.
상방으로 사십이 항하사 세계를 지나가서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중향(衆香)이요, 부처님 명호는 향적(香積)이라.
지금 계시며,
그 나라의 향기는 시방 여러 세계에 있는 하늘 사람이나 인간 사람들의 향기보다 가장 제일이요,
그 세계에는 성문이나 벽지불의 이름이 없고, 청정한 보살 대중만있으니,
부처님이 그들을 위하여 법문을 말씀하며, 그 세계에는 온갖 것이 향기로 되었다.
누각도 향으로 되었고, 향기로 된 땅에서 거닐며, 동산과 터전이 모두 향기요,
음식의 향기는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까지 퍼지었다.
때마침 그 부처님이 보살들과 함께 밥을 잡수시며,
향엄이라는 여러 하늘사람들이 모두 아뇩다라 삼먁삼보리심을 내어,
저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는 것을 여기 있는 대중들이 다 보았다.
이 때에 유마힐이 여러 보살들에게 묻기를,
『여러분 중에 누가 저 부처님의 밥을 얻어올 수 있겠는가?』하였으나,
문수사리의 위신력으로 한 보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유마힐은 또
『이만한 대중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냐?』고 말하니,
문수사리는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처음 배우는 이는 없신여기지 말라」하였나이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유마힐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아니하고,
대중 앞에서 화현으로 된 보살을 나타내니 상호와 광명과 위덕이 이 회중에서 뛰어났다.
유마힐은 화현보살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가 상방으로 사십이항하사 세계를 지나가면 중향세계가 있고
향적부처님이 지금 여러 보살들과 함께 밥을 잡수시고 계시니,
그대가 거기가서 내 말대로 여짜오되,
「 유마힐이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 정례하옵고
한량없이 공경하오며 병환이 없으시고 시끄러움이 없으시며, 기력이 안녕하시나이까?
문안여쭙고,
세존께서 잡수시고 남은 밥을 얻사와, 사바세계에서 불사를 지어
소승법을 좋아하는 이들로 하여금 세존의 명호를 듣잡고, 불도를 크게 퍼뜨리게 하려 하나이다.」
하라.』
화현 보살이 대중 앞에서 상방으로 올라가는 것을, 대중들이 보고 있었다.
중향세계에 이르러 향적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이렇게 여쭙는다.
『유마힐이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 정례하옵고,
한량없이 공경하오며, 병환이 없으시고 시끄러움이 없으시며, 기력이 안녕하시나이까?
문안여쭈옵고,
세존께서 잡수시고 남은 밥을 얻사와, 사바세계에서 불사를 지어
소승법을 좋아하는 이들로 하여금 세존의 명호를 듣잡고 불도를 크게 퍼뜨리게 하려 하더이다.』
하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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