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에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이르셨다.
그대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문수사리는 이렇게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사람은 말을 건네기가 매우 어렵나이다.
실상의 이치를 깊이 통달하여 법문을 잘 연설하며,
변재가 막힘이 없고 지혜가 걸림이 없으며,
온갖 보살들의 법식을 모두 알고
여러 부처님의 비밀한 법문에 들어가지 못한 데가 없으며,
뭇 마군이를 항복받고
신통에 자재하게 노닐며
지혜와 방편에 끝까지 이르렀나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명령을 받잡고 한번 가서 병을 위문하겠나이다.
이에 대중 가운데 있던 보살과 큰 제자들과 제석천왕.범천왕.사천왕들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문수사리와 유마힐 두 보살이 만나 이야기하면
반드시 묘한 법문을 말하리라.
하고 팔천 보살과 오백 성문과 백천 천인들이 모두 따라 가려 하였다.
이에 문수사리가 여러 보살과 큰 제자들과 여러 천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비야리성으로 들어갔다.
이 때에 유마힐 장자가 생각하기를
지금 문수사리가 여러 대중들과 함께 오는구나 하고
신통력으로 방을 비워 놓고 방안에 있던 기구와 시자들을 치우고
평상 하나만 놓고, 병을 앓으며 누워 있었다.
문수보살이 그 집에 들어가니 방은 비어 아무 것도 없고,
혼자서 평상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잘 오셨나이다, 문수사리여,
문수사리여.
오지 않는 것으로 오시며 보지 않는 것으로 보시나이까?
그러하오이다, 거사여.
왔다 하여도 온 것이 아니며 갔다 하여도 가는 것이 아니니
왜 그런가 하면 왔다는 것은 쫓아 온 데가 없고,
갔다 해도 간 데가 없으며,
본다는 것도 실상은 보지 못하는 것이어니와
그것은 그만 두고 거사님,
병환은 어떠십니까?
세존께서 지극한 정성으로 여러번 안부하십디다.
거사님,
병환이 무슨 인연으로 났으며,
얼마나 오래 되었으며,
어떻게하면 나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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