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音寺/유마경(維摩經)을 읽다

3.제자품(弟子品)-4: 수보리/밥 받을 자격

이르머꼬어리서근 2007. 3. 14. 10:54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이르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을 위문하여라.

수보리는 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그이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제가 옛적에 그의 집에 가서 밥을 빌었더니 유마힐이 제자루를 받아

밥을 가득 담아 가지고 와서 말하기를,


여보시오 수보리님, 만일 먹는데 평등한 이는 법에도 평등하나니

이렇게 걸식을 하여야 밥을 받을 수 있읍니다.

만일 수보리님이 탐심.진심.치심을 끊지 아니하고 또한 그 맘과 함께 하지도 아니하며

이 몸을 그대로 두고 하나의 실상을 따르며

어리석음과 애착을 없애지 아니 하고서 삼명과 팔해탈을 성취하며

오역상(逆相)으로서 해탈을 얻되 또한 풀어버린 것도 얽어맨 것도 아니며


四諦의 이치를 본 것도 아니요 보지 못한 것도아니며

道果를 얻는 것도 아니요 얻지 못한 것도 아니요

범부의 경지를 여읜 것도 아니며 성인도 아니요 성인 아닌 것도 아니어서

비록 온갖 법을 성취하였으나 모든 법을 여의어서야

밥을 받을만한 것이외다.



수보리가 부처님을 뵈옵지 못하고 법을 듣지 못하여

외도의 六師부란나 가섭. 말까리구사리자. 산사야비라지자.
아기다시사흠바라. 가라구타 가전련. 니건타 야제자 들이 당신의 스승이어서

그들로 말미암아 출가하여

그들이 잘못 떨어지는 곳에 당신도 따라서 떨어져야만 밥을 받을만한 것이요.



만일 수보리가 저 삿된 소견에 들어가서

열반의 저쪽 언덕에 건너가지 못하며, 팔난 중에 머물러서 어려움이 없지 못하며,

번뇌와 함께 하여 청정한 법을 여의었으며 당신이 무생삼매를 얻었으면,

모든 중생도 그 삼매를 얻을 것이며

 

 

 

당신에게 보시한 이를 복전이라 하지 않고

당신에게 공양한 이가 삼악도에 떨어지며

모든 마군이와 손을 잡고 모든 시끄러운 짓을 하되

마군과 당신과 모든 시끄러운 짓이 다를 것이 없으며

모든 중생에게 원수라는 생각이 있으며

모든 부처님을 비방하고 법을 비난하며

스님네 축에 들어가지 못하여

마침내 열반을 얻지 못하여야 할지니

당신이 만일 이와 같다면 밥을 받을 수 있을 것이외다.

라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에 제가 이 말을 듣고 정신이 아득하여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도 못하고
어떻게 대답하여야 할른지 알지 못하여
바루를 그냥 두고 그 집에서 나오려 하였더니



유마힐이 말하기를,



여보시오, 수보리님. 두려워 하지 말고 바루를 받으시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래께서 요술로 만든 사람이 만일 이런 일로 힐난 한다면
두려워 하겠읍니까?

하기에 제가 두려워할 것이 없노라고 대답하니

유마힐이 말하기를,

모든 법이 모두 요술로 된 것이니
당신은 조금도 두려워 할 것이 없읍니다.




그 까닭은

온갖 말이란 것이 요술과 같은 모양을 여의지 아니 하였고


지혜있는 이는 말과 문자에 모양이 곧 모든 법이외다.



유마힐이 이러한 법문을 말할 적에 이백천자가
지혜의 눈을 얻었사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에게 가서 병을 위문할 수 없나이다 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