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
그 무렵에 뿍꾸사 말라뿟따는 알라라 깔리마의 제자였는데
꾸시나라로부터 말라로 가는 대로를 따라가고 있었다.
뿍꾸사 말라뿟따는 세존께서는 어떤 나무 아래 앉아계신 것을 보고 세존께로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뿍꾸사 말라뿟따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놀랍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출가자들은 참으로 고요하게 머무십니다."
4.27
"세존이시여,
전에 알라라 깔라마는 대로를 따라가다가
길에서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어떤 나무 아래 낮 동안의 머묾을 위해 앉았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500대의 수레가 알라라 깔라마의 곁으로 계속 지나갔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이 그 대상의 뒤를 따라 오다가 알라라 깔라마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알라라 깔라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여, 500대의 수레가 지나가는 것을 보셨습니까?'
'도반이여, 나는 보지 못했다오.'
'존자여 그러면 소리를 들었습니까?'
'도반이여, 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오.'
'존자시여, 그러면 잠들었습니까?'
'도반이여, 나는 잠들지 않았다오.'
'존자시여, 그러면 인식은 가지고 있었습니까?'
'도반이여, 그랬다오.'
'존자여, 그런 당신은
인식을 가지고 있고 깨어 있으면서도
500대의 수레가 곁으로 계속해서 지나가는데도
보지도 못하고 소리를 듣지도 못했다는 말씀입니까?
존자여, 당신의 겉옷은 먼지로 범벅이 되었는데도 말입니까?'
'도반이여, 그렇다오.'
그러자 그 사람에게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가자들은 참으로 고요하게 머무르니 참으로 경이롭고 참으로 놀랍구나.
여기서 인식을 가지고 있고 깨어 있으면서도
500대의 수레가 곁으로 계속해서 지나가는데도 보지도 못하고 소리를 듣지도 못하는구나.'라고.
이와 같이 그는 알라라 깔라마에게 청정한 믿음을 크게 표시한 뒤 떠났습니다.
4.28
"뿍꾸사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식을 가지고 있고 깨어 있으면서도
500대의 수레가 곁으로 계속해서 지나가는데도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이
더 행하기 어렵고 더 경험하기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인식을 가지고 있고 깨어 있으면서도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비가 콸콸 쏟아지고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요란한 것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것이
더 행하기 어렵고 더 경험하기 어려운가?"
4.29
"세존이시여,
500대의 수레가 아니라 600대, 700대, 800대, 900대, 천 대, 아니 십만대의 수레라도
어떻게 비교를 할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인식을 가지고 있고 깨어 있으면서도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비가 콸콸 쏟아지고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요란한 것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것이 더 행하기 어렵고 더 경험하기 어럽습니다."
4.30
"뿍꾸사여,
한때 나는 아뚜마에서 탈곡장에 머물렀다.
그러던 어느 때에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비가 콸콸 쏟아지고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요란하였으며, 탈곡장에서 농부 두 사람과 황소 네 마리가 벼락에 맞아 죽었다.
그러자 아뚜마의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농부 두 사람이 죽고 황소 네 마리가 죽은 곳으로 갔다."
4.31
"뿍꾸사여,
그 무렵에 나는 탈곡장의 문밖으로 나와 노지에서 포행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어떤 사람들이 무리로부터 나와 나에게로 왔다.
와서는 나에게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섰다.
뿍꾸사여, 나는 한 곁에 선 그 사람에게 이랗게 말했다.
4.32
"여보게, 왜 많은 사람들의 무리가 여기 모였는가?"
"세존이시여,
여기에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비가 콸콸 쏟아지고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요란하였으며,
탈곡장에서 농부 두 사람과 황소 네 마리가 벼락에 맞아 죽었습니다.
그래서 저 많은 사람들의 무리가 여기 모인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런데 세존께서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여보게, 바로 여기 있었다네."
"세존이시여, 그런데 보지 못하셨단 말입니까?"
"여보게, 나는 보지 못했다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소리도 듣지 못하셨습니까?"
"여보게, 나는 소리를 듣지 못하였네."
"세존이시여, 그러면 잠드셨습니까?"
"여보게, 나는 잠들지 않았네."
"세존이시여, 그러면 인식은 가지고 계셨습니까?"
"여보게, 그렇다네."
"세존이시여,
그런 세존께서는 참으로 인식을 가지고 있고 깨어 있으면서도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비가 콸콸 쏟아지고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요란한데도
그것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셨단 말입니까?"
"여보게 그렇다네."
4.33
"뿍꾸사여, 그러자 그 사람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출가자들은 참으로 고요하게 머무르니 참으로 경이롭고 참으로 놀랍구나.
여기서 인식을 가지고 있고 깨어 있으면서도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비가 콸콸 쏟아지고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요란한 것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구나."라고.
이와 같이 그는 나에게 청정한 믿음을 크게 표시한 뒤 떠났다."
4.34
이렇게 말씀하시자 뿍꾸사 말라뿟따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알라라 깔라마에게 가졌던 청정한 믿음은 마치 강풍에 날아가듯이
날아가 버렸고, 강의 급류에 휩쓸리듯이 휩쓸려 가벼렸습니다.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시듯, 덮여있는 것을 걷어내 보이시듯,
(방향을) 잃어버린 자에게 길을 가리켜 주시듯,
'눈 있는자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 주시듯,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법을 설해 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세존께 귀의하옵고, 법과 비구 승가에 귀의하옵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오늘부터 목숨이 있는 날까지 귀의한 청신사로 받아 주소서."
4.35
그리고 뿍꾸사 말라뿟따는 어떤 사람을 불러서 말하였다.
"여보게 그대는 지금 입을 수 있는 황금색 옷 두 벌을 나에게로 가져오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시여."라고 그 사람은 뿍꾸사 말라뿟따에게 대답한 뒤
지금 입을 수 있는 황금색 옷 두 벌을 가지고 왔다.
그러자 뿍꾸사 말라뿟따는 지금 입을 수 있는 황금색 옷 두 벌을 세존께 바쳤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저를 애민하게 여기시어 지금 있는 황금색 옷 두 벌을 받아 주소서."
"뿍꾸사여,
그렇다면 한 벌은 내게 보시하고, 한 벌은 아난다에게 보시하여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뿍꾸사 말라뿟따는 세존께 대답한 뒤
한 벌은 세존께 보시하였고, 한 벌은 아난다 존자께 보시하였다.
4.36
그러자 세존께서는 뿍꾸사 말라뿟따에게
법을 설하시고 격려하시고 분발하게 하시고 기쁘게 하셨다.
그러자 뿍꾸사 말라뿟따는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듣고)
격려 받고 분발하고 기뻐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절을 올리고
오른 쪽으로 (세 번) 돌아 (경의를 표한) 뒤에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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