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진암(識盡庵)/마음의 다함

로히땃사경(S2:26) - 이 한 길 몸뚱이 안에서

이르머꼬어리서근 2012. 2. 20. 12:00

 

2.

    신의 아들 로히땃사(Rohitassa)가 밤이 아주 깊었을 때

    아주 멋진 모습을 하고 온 제따 숲을 환하게 밝히고서 세존께 다가왔다.

 

    다가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린 뒤 한 곁에 섰다.

    한 곁에 선 신의 아들 로히땃사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태어남도 없고

    늙음도 없고

    죽음도 없고

 

    떨어짐도 없고

    생겨남도 없는

 

    그런 세상의 끝을 

    발로 걸어가서

    알고 보고 도달할 수가 있습니까?"

 

 

 

   "도반이여, 참으로

 

    태어남도 없고

    늙음도 없고

    죽음도 없고

 

    떨어짐도 없고

    생겨남도 없는

 

    그런 세상의 끝을 

    발로 걸어가서

    알고 보고 도달할 수 있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세존이시여,

   '도반이여, 참으로

 

    태어남도 없고 늙음도 없고 죽음도 없고

    떨어짐도 없고 생겨남도 없는

 

    그런 세상의 끝을

    발로 걸어가서 알고 보고 도달할 수 있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라고

 

    이러한 금언을 말씀하시니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놀랍습니다, 세존이시여."

 

 

3.

   "세존이시여,

    저는 옛날 로히땃사라 불리는 선인(仙人)이었습니다.

    저는 보자라는 사람의 아들이었는데,

    신통을 가져서 하늘을 날아다녔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빨라서 마치 능숙한 궁수가 훈련을 통해서 능숙하고 숙련되어

    가벼운 화살로 힘들이지 않고 야자나무의 그늘을 가로질러 신속하게 쏘는 것과 같았으며,

    저는 걸음걸이가 커서 동쪽의 바다에서 서쪽의 바다를 한 걸음으로 걷는 것과 같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속력을 갖추었고 이러한 큰 걸음걸이를 가졌기에

    제게는 '나는 걸어서 세상의 끝에 도달하리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제겐 아직 백년의 수명이 남아있어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보는 것을 제외하고 대소변 보는 것을 제외하고

    수면과 피로를 제거하는 것을 제외하고 백년을 살면서 [계속해서] 걸었지만

    세상의 끝에는 이르지 못하고 도중에 죽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제게] 세존께서는

   '도반이여, 참으로

 

    태어남도 없고 늙음도 없고 죽음도 없고

    떨어짐도 없고 생겨남도 없는

 

    그런 세상의 끝을

    발로 걸어가서 알고 보고 도달할 수 있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라고

    이러한 금언을 말씀하시니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놀랍습니다, 세존이시여."

 

 

4.

   "도반이여, 참으로

 

    태어남도 없고

    늙음도 없고

    죽음도 없고

 

    떨어짐도 없고

    생겨남도 없는

 

    그런 세상의 끝을 

    발로 걸어가서

    알고 보고 도달할 수 있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도반이여, 그러나 나는

    세상의 끝에 도달하지 않고서는

    괴로움을 끝낸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도반이여, 나는

 

    인식과 마음을 더불은 이 한 길 몸뚱이 안에서

 

    1) 세상과, 

    2) 세상의 일어남과,     3) 세상의 소멸과,     4) 세상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

 

   천명하노라."

 

 

   “Na kho panāhaṃ, āvuso, appatvā lokassa antaṃ dukkhassa antakiriyaṃ vadāmi.

    Api ca khvāhaṃ, āvuso, imasmiṃyeva byāmamatte kaḷevare sasaññimhi samanake

    lokañca paññapemi lokasamudayañca lokanirodhañca lokanirodhagāminiñca

    paṭipadanti."

 

 

 

5.[세존]

 

       "걸어서는 결코 세상의 끝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세상의 끝에 도달하지 않고서는

        괴로움에서 벗어남도 없다네.

 

        그러므로

          세상을 알고 슬기롭고

        세상의 끝에 도달했고

        청정범행을 완성했고

        모든 악을 가라앉힌 자는

 

        이 세상의 끝을 알아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바라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