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音寺/허공장보살경(Akasagarbha)

허공장보살경(虛空藏菩薩經) 5: 오탁악세에 어떻게 불사를 일으키리이까?

이르머꼬어리서근 2008. 7. 5. 10:46

 

여래께서 이와 같이 설법하심에 따라,

일체 대중들이 다 일찍이 없던 찬탄을 하며 허공장보살을 향해 합장하였다.

그러자 허공장보살이 곧 자리에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합창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세계는 중생들이 5탁(濁)으로 다 물들어 있습니다.

   어떤 방편으로 불사(佛事)를 일으켜야 하는 것입니까?"


 

 

세존께서 허공장보살에게 대답하셨다.

 

 "선남자여, 저 허공을 보아라.

  허공은 본래 그 성품이 청정하여서

  탐욕도 없고 성냄도 없으며 어리석음도 없느니라.

  바람과 티끌로 찰나에 더러워지더라도 곧 맑은 해와 달과 별을 보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가장 으뜸이 되는 공(空)의 이치에서 자재로움을 얻어,

  일체의 법에 대해 탐욕도 성냄도 어리석음도 없고

  속박도 해탈도 없이

  본래의 성품 그대로 청정하니라.

 

 

 

  저 중생들은 다만 객진(客塵) 번뇌의 장애로 말미암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니,

  여래는 그들을 위하여 자비로운 마음으로 방편의 법을 설하여서

  번뇌를 제거해 주고 지혜의 눈을 열어줌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여래가 비추는 청정한 해와 달과 별의 광명을 보게 하느니라.

 

  나아가서는 현재세의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그 깊고도 미묘한 4념처(念處)의 법과 내지 8정도의 법을 얻어 안락하게 머무르게 하고,

  또한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서 대자대비한 마음을 얻게 하고

  내지 18불공법(不共法)을 구족하여 일체의 지혜를 성취하게 하느니라.

 

  그러므로 선남자여,

  여래가 세간에 출현하면 저 어리석은 중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보살·연각·성문의 대중들을 다 성숙시키느니라.

 

 

 

  선남자여, 이제 묻나니

  이 허공을 눈[眼]에 의지하여 관찰해야 하는가,

  아니면 눈의 의식[眼識]이나 눈의 감촉[眼觸]에 의지하여 관찰해야 하는가?"

 

 

허공장보살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렇다면 안으로 눈의 감촉을 일으킨 인연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세 가지 느낌[三受]

  즉, 바깥 경계의 괴로움즐거움 그리고 괴로움도 즐거움도 아닌 것에 의지하여

  허공을 관찰해야 하는가?"

 

허공장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눈만이 아니라 귀·코·혀·몸·의식이 다 그러하니라.

 

  지금의 중생들은 허공에 의지하고 허공은 중생에 의지하고 있느니라."

 

 

 

허공장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서로가 의지한다면 각각 경계를 짓는 것이고,

  각각 경계를 짓지 않는다면 일체의 법이 다 공할 뿐이며,

  일체 법이 다 공하다면 진리 그대로의 법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허공이 파괴도 성취도 없고,

  기억분별도 없고,

  흔들림도 없고,

  사랑도 미움도 없고,

  종자도 없고,

  과보업보도 없어서

  언어문자를 다 여읜 것처럼,

  일체의 법이 또한 이와 같습니다.

 

  만약 보살이 이와 같이 안다면,

  모든 법의 성품을 잘 알아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허공장보살은 곧 다음과 같은 다라니를 읊었다.   

 

(다라니 5)

 

 

 

 

그 때 세존께서는 다시 허공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

   그대가 지금 설한 이 무진항복사자분신다라니(無盡降伏師子奮迅陀羅尼)

   일체의 중생들이 목숨이 다하여 최후의 의식만이 남아 있을 때에 외우게 되면,

   일체의 중한 번뇌와 악업을 다 태워 없애고 그들로 하여금

   다 청정한 불국토에 왕생하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제 그대가 이와 같은 것으로써 한량없는 중생들을 성숙시키고,

   또 한량없는 불국토의 도시와 촌락에 살고 있는 일체의 중생들을 위해

   갖가지 형상을 나타냄과 동시에

   그 근기에 따라 갖가지 법을 설하되,

   혹은 대승의 경전을 설하기도 하고 깊은 법문으로 교화하기도 하는구나. 

   또한 사문 전다라·바라문 전다라·찰리 전다라·비사 전다라·수다라 전다라와 같은 이들이 저지른

   무거운 죄에 대해서도 다 소멸시켜 주니,

   그대는 선한 법을 잘 건립(建立)하고 증장하게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중생들의 모든 탐욕과 다툼은  

   다 감관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므로
   그 감관을 다 수습하면 

   문득 해탈에 이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