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5일은 시험이 끝난 애들과,
그 사이 애들 시중에 지친 집사람과 함께 강원도 정선에 다녀왔읍니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레일바이크"를 타고,,,
인터넷 예매를 못해 새벽부터 줄을 서야 했지만
맨처음 가는 바이크를 잡아 모두가 신났던 하루였죠.
오는 길에 1시간여를 더 들어가
태백산 아래 정암사 적멸보궁을 참배하고 왔읍니다.
가기전에 인근 갈만한 곳을 인터넷에서 뒤지다 알았읍니다만
정선 끄트머리에 이름도 처음 듣는 절에 적멸보궁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읍니다.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을 들러느냐, 절에 가느냐 했읍니다만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당연히 참배가 먼저라고 생각하게 되었읍니다.
적멸보궁을 인터넷에서 뒤져보니 이렇게 나오는군요
[적멸보궁(寂滅寶宮)]
적멸보궁은 석가모니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신 전각으로
석가모니불이 미혹(迷惑)의 세계를 벗어나 항상 적멸의 낙을 누리는 곳으로
최초의 적멸도량회(寂滅道場會)를 열었던 중인도 마가다국 가야성의 남쪽
보리수 아래 금강좌(金剛座)에서 비롯된다.
사리를 모셨기 때문에 예불을 올릴 불상을 따로 봉안하지 않고 불단만 설치해 둔다.
부처의 존상이나 후불탱화도 없고 다만 법당 바깥에 사리를 모신 탑이나 계단(戒壇)을 설치한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적멸보궁의 편액을 붙인 전각은 본래 진신사리의 예배 장소로 마련된
절집이었다. 처음에는 사리를 모신 계단을 향해 마당에서 예배하던 것이 편의에 따라
전각을 짓게 되었으며, 그 전각은 법당이 아니라 예배 장소로 건립되었기 때문에
불상을 따로 안치하지 않았다. 다만 진신사리가 봉안된 쪽으로 예배 행위를 위한 불단을 마련하였다.
우리나라에는 신라의 승려 자장(慈藏)이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가져온 부처의 사리와 정골(頂骨)을
나누어 봉안했는데, 그 곳이 5대 적멸보궁이다.
5대 적멸보궁
① 경상남도 양산 통도사(通度寺)의 적멸보궁
② 강원도 평창의 오대산 중대(中臺)
상원사(上院寺)의 적멸보궁 혹은 월정사(月精寺)
③ 강원도 인제의 설악산 봉정암(鳳頂庵)의 적멸보궁
④ 강원도 영월 사자산 법흥사(法興寺)의 적멸보궁
⑤ 강원도 정선의 태백산 정암사(淨巖寺)의 적멸보궁
정암사의 적멸보궁은 임진왜란때 진신사리를 왜적에게 빼앗길 것을 우려하여
통도사의 진신사리를 사명대사가 나누어 놓은 것이라 한다.
그 밖에도 대구광역시 달성군의 비슬산(琵瑟山) 용연사(龍淵寺), 경상남도 사천시 다솔사(多率寺)
경상남도 밀양시 천불정사 등에도 적멸보궁이 있다. 라고 합니다.
정암사에 계셨던 한 스님께서는 정암사는 지금으로부터 1,400년전에
자장율사께서 창건하신 절이라고하며, 또한 율사께서 입적하신 유서깊은 절이라고 전해 주셨읍니다.
위의 사진은 정암사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안치해 놓았다는 수마노탑 아래,
전각인 적멸궁의 불단 위에 있는 그림을 찍은 사진입니다.
적멸궁에 들러서 예배하고 나오려다,
어두운 전각, 불단 위에서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느꼈읍니다.
적멸궁의 불단에는 감히 부처님상을 다시 안치하지도 않는 것인데
그 위에 빛이 바래서 알아보기도 힘든 붉은 바탕에 무슨 글자 같은 것이 보였읍니다.
가까이 다가서보니 그것은 무슨 오래된 고대의 문자처럼만 보였읍니다.
수마노탑을 참배하고 절을 나오려다
다시 들러서 전각의 그 어둠 속에서 빛을 폭사하듯 강한 느낌을 전해 주던 그것이
과연 무엇이었던가 확인하지 않고는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
다시 적멸궁에 들렀읍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뜸한 틈을 기다렸다 감히 사진을 찍었읍니다.
(아마 스님이 보셨다면 감히 대노하셨을지 모르겠읍니다만 ^ ^;;)
사진을 찍는 그 순간 플래쉬보다도 더 강력한 그 무엇이
카메라 안으로 폭사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제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읍니다만...
집에 오자말자 피곤은 접어두고 컴에서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해 봤읍니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지만 밝기를 조정해서 보니
그것은 "다섯개의 꽃"을 그린 그림이었읍니다.
그 그림이 아무런 것이 아니었다면,
그 어떤 사무친 내력이 없는 것이라면,
감히 그 자리에 있을 순 없는 것이었겠죠.
혼자 생각하기에...
다섯개의 꽃은 다섯개의 연꽃이 아닌가 하고,
다섯은 오불(五佛)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했읍니다.
불공성취불이신 석가모니 부처님,
자성불이신 비로자나 부처님, 아촉 부처님, 보생 부처님, 아미타 부처님...
또 혼자 생각하기에
그 누군가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바로 그 자리에
다섯 부처님의 공덕과 은혜를 뼈에 새기며
지극한 염원을 담아 삼천대천세계에 죽어도 가야만 할 대발원을 담아 그린
그림이리라 생각했읍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그렇게 긴세월을 지난 한 장의 그림이
어둠 속에서 그런 강렬한 빛을 어떤 사람에게 보낼 수 있을리 만무한 것이기에...
지워진 글을 다시 쓰면서,
사진을 다시 쳐다봤읍니다.
알 수 없는 몇개의 둥근 광원이 있읍니다.
큰 것 두개, 작은 것이 세개라고 해야 할까요?
(그럼 제가 다섯 부처님 사진을 찍어드린게 되나요? ^ ^ )
어둠 속에 플래쉬를 터트린 결과로 광학적인 조합이 우연히 이루어 진 것인지 모르겠읍니다.
어둠 속에 갑자기 찍힌 어떤 영체들의 모습일까요?
그것이 무엇이든
플래쉬를 터트릴 때, 그 빛 보다 더 강한 그 무엇이
카메로 안으로 폭발하듯 들어오던 그 느낌은
그 어떤 원력(願力)이었다고 기억됩니다.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어떤 서원말입니다.
지난 이틀은 설사를 하면서 꼼짝도 못하고 끙끙거리며 누워 있었읍니다.
몸을 함부로 굴린 결과였기로 그러지 말라는 신호를 받은 것 같읍니다.
한심한 저 자신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정암사에 다녀와서,
그리고 그 그림에 담긴 깊은 서원을 생각하면서,
뼈에 사무친 부처님 은혜 갚을 일을 생각하면서,,,
작은 서원 하나가 생겨 났읍니다.
유마경(維摩經)을 다 외워보겠다고.
다 외워서 언제 어디서든 나에게든 누구에든 얘기할 수 있는 것으로 해보자고.
그 긴 장광설을 다 외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누군가가 이렇게 제게 말씀하시는 것이 들렸읍니다.
" 그런 작은 것조차 이룰 수 없는 것이라면 이 우주가 허망한 것이다. " 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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