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가니까야(長部)/디가니까야주석서서문-일차대합송

12. 아난다 장로의 아라한 성취와 등장

이르머꼬어리서근 2014. 3. 25. 21:47

 

26.

    바로 그날에 어떤 비구들이 아난다 존자를 두고

   '이 비구 승가에 한 비구가 비린내를 풍기면서 다니는구나.'라고 말하였다.

 

    아난다 존자는 그 말을 듣고

   '이 비구 승가에 비린내를 풍기면서 다닐 다른 비구는 없다.

    참으로 이들은 나를 두고 말을 하는구나.'라고

    절박감이 생겼다.

 

    어떤 자들은 그에게

   '도반 아난다여, 내일이 모이는 날입니다.

    그런 그대는 유학이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그대가 회합에 가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방일하지 마십시오.'

    라고 말하였다.

 

 

 

27.

    그러자 아난다 장로는

   '내일이 모이는 날이구나.

    그런 나는 유학이어서 회합에 가는 것이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구나.'

    라고 생각하여

 

    몸에 대한 마음챙김(kayagata sati)으로 온 밤을 (포행단 위에서) 지새운 뒤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되어 포행단(cankama)에서 내려와 승방에 들어가서

   '좀 누워야겠다.'라고 몸을 내려놓았다.

 

    두 발이 땅에서 떨어지고 머리는 아직 베개에 닿지 않은 이런 중간에

    취착이 없어져서 그의 마음은 번뇌들로부터 해탈하였다.

 

 

 

    아난다 존자는 포행을 하면서 밖에서 지새웠지만 특별함이 생기게 할 수 없자

 

   '세존께서는

 

   "아난다여,

    그대는 참으로 공덕을 지었다.

    정진에 몰두하여라.

    그대는 곧 번뇌 다한 (아라한이) 될 것이다."(D16, 5.14)라고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말씀을 함부로 하시는 결점이란 없다.

 

    그러니 이제 나는 정진을 균등하게 적용시키리라.'라고 생각하여

 


    포행단으로부터 내려와서 발씻는 곳에 서서 두 발을 씻고

    승방에 들어가서 침상에 않아서 '조금 쉬어야겠다.'라고

    몸을 침상으로 기울였다.

 

    그리고 두 발이 땅에서 떨어지고 머리는 아직 베개에 닿지 않은 이런 중간에

    취착이 없어져서 번뇌들로부터 마음이 해탈한 것이다.

 


    그래서 장로의 아라한 됨은 (가고, 서고, 앉고, 눕는) 네 가지 자세(四威儀)와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이 교법에서

    눕지 않고, 앉지 않고, 서지 않고, 걷지 않으면서 아라한이 되었습니까?'라고  물으면

   '아난다 장로입니다.'라고 말하게 된 것이다.

 

 

 

28.

    그러자 장로 비구들은 그 다음 날,

 

    즉 하현의 다섯째 날에

    탁발하는 절차를 마치고 발우와 가사를 정돈한 뒤 법회소로 모여들었다.

 

    그때 아난다 장로는 아라한이 되어서 모이는 곳으로 갔다. 

    어떻게 갔는가?

 

   '이제 나는 회합의 가운데 마땅히 들어갈 자격이 있다.'라고

 

    기쁘고 지족한 마음으로 한 쪽 어깨가 드러나게 가사를 수하고

    매임에서 떨어져 나온 야자열매처럼,

    주황색 융단으로 만든 (신들의 왕 삭까의 왕좌에 안치된) 보배구슬처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둥실 떠오른 보름달처럼,

    막 떠오른 태양의 광선에 닿아서 꽃가루를 내뿜는 빠알간 속내를 가진 연꽃처럼,

    지극히 창정하고 지극히 깨끗하며

    여러 부분으로 드러나고 영광으로 충만한 훤칠한 얼굴을 하여,

    자신이 아라한과를 얻었음을 알리듯이 그렇게 갔다.

 

 

    그러자 이런 그를 본 마하깟사빠 장로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 참으로 빛이 나는구나. 아난다는 아라한과를 얻었구나.

    만일 스승님께서 계셨더라면 오늘 아난다에게 칭송의 말씀을 하셨을 것이다.

 

    참으로 스승님께서 해주실 칭송의 말씀을 이제는 내가 그에게 해주어야겠다.'라고

    세 번 '사 ∼ 두(sadhu, 善哉)'라고 칭송의 말씀을 해주었다.

 

 

 

29.

    그러나 「맛지마니까야」(중부)를 독송하는 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난다 장로는 자신이 아라한과를 얻었음을 알리고자 하여 비구들과 함께 가지 않았다.

    비구들은 법랍의 순서에 따라 자신에게 배정된 자리에 앉으면서

    아난다 장로의 바리를 남겨두고 앉았다.

 

    거기서 어떤 분들이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누구의 자립니까?'

 

   '아난다 존자입니다.'

 

   '아난다 존자는 어디로 갔습니까?'

 

    바로 그때 장로는 '이제 내가 갈 때가 되었구나.'라고 생각하였다.

 

    그러자 자신의 위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땅 속으로 들어간 뒤 자신의 자리로 올라와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떤 자들은 허공으로 (날아) 가서 자기 자리에 않았다고 한다.

 

 

    이렇든 저렇든 상관없다.

    모든 곳에서 그에 대한 언급을 살펴볼 때

    마하깟사빠 장로가 사 ∼ 두(sadhu, 善哉)라고 칭송의 말을 한 것은 분명하다.